'스타트렉'열성 팬들 직접 후속편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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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0년간 큰 인기를 누렸던 미국 SF TV 드라마 '스타트렉 (Star Trek)'의 방영이 끝나자 세계 곳곳의 극성 팬들이 직접 후속편을 만들고 있다. 18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영국.벨기에 등에서 20여 건의 아마추어 후속편 제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1966년 9월 미 NBC-TV에서 첫선을 보인 스타트렉은 각종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리즈물이다. 23세기의 미래 세계를 무대로 우주선을 탄 탐험대가 여러 행성을 여행하면서 겪는 에피소드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최고의 히트 시리즈 중 하나로 꼽히지만 첫 방송 때는 비싼 제작비에 비해 시청률이 낮아 일찍 막을 내리려 했다 한다.

그러나 이 프로에 매료된 극성 팬들이 스타트렉의 종영을 반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덕에 첫 시리즈인 '스타트렉:오리지널 시리즈'를 시작으로 '넥스트 제너레이션' '딥 스페이스 나인' 등 여러 후속 편이 나오면서 명맥을 이어 왔다.

그러나 판권을 소유한 파라마운트사는 지난해 '스타트렉:엔터프라이즈' 시리즈를 끝으로 당분간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 40년에 걸쳐 6개의 시리즈(726회분)에 10편의 극장용 영화가 만들어지고 난 뒤였다. 그러자 스타트렉 골수팬들은 "제작사에서 찍지 않으면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겠다"며 제작에 나선 것이다.

극성 팬들은 아마추어 제작자와 배우로 변신, 미국 버지니아주와 캘리포니아주 깊은 산 속 등에서 스타트렉 후속 편들을 만들고 있다. 아마추어 감독은 출연 배우들로 하여금 스타트렉 등장 인물들이 입었던 우주복을 그대로 입고 외계 괴물들과 싸우는 장면 등을 연기하게 한다. 이를 촬영하고 편집해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는다. 스타트렉 애호가면 누구든 인터넷으로 이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아마추어들이 만드는 작품이라 전문 제작사에서 만든 것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다.

그럼에도 눈부시게 발달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 덕분에 이 중에는 재미있고도 완성도 높은 작품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스타트렉:새로운 항해들(Star Trek:New Voyages.사진)'이란 작품은 무려 3000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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