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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을 유영하는 거북 … 천장을 기는 도마뱀 … 동물로봇 실용화 연구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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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동물의 장점을 본뜬 이런 로봇의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코끼리로봇.거북이로봇.도마뱀붙이로봇 등이다. 각 동물만이 가진 장점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코끼리로봇의 경우 인간의 손처럼 사용할 수 있는 코끼리 코를, 거북이로봇은 네 발을 노처럼 젓는 특징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도마뱀붙이로봇은 천장에도 거꾸로 매달려 이동할 수 있는 강력한 접착력이 모방 대상이다.

코끼리로봇은 미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클렘슨대학을 포함한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름은 '옥탐(Octarm)'이다. 옥탐의 길이는 1m 정도지만 더 길거나 짧게 만들 수 있다. 코 끝에는 소형 카메라와 전등 등이 달려 있다. 옥탐으로는 파이프 내부를 검사하거나 좁은 공간에 코를 넣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물건이 네모 또는 원형 등 어떤 모양이라도 상관없이 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어의 빨판처럼 플라스틱 통을 흡착해 들 수도 있다. 일반 로봇팔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로봇 코를 문어 다리처럼 여러 개 붙여 작동하게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각각의 코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만 달면 그렇게 만드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로봇 코끼리 코가 땅콩에서부터 커다란 원목까지 자유자재로 들고 옮기는 진짜 코끼리 코처럼 능력을 발휘할지 관심사다.

도마뱀붙이(Gecko)는 오래전부터 로봇학계의 큰 관심을 끈 파충류 중 하나다. 매달리기 명수인 도마뱀붙이의 '초강력 본드 발' 을 인공으로 만들 수 있다면 수직 유리창이나 천장 등을 평지처럼 다닐 수 있는 독특한 로봇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마크 컷토스키 박사팀은 네발 달린 도마뱀붙이 로봇을 개발했다. 이름은 '스티키봇(Stickybot)'이다. 성능을 실험한 결과 수직 유리창을 느린 속도로 기어올라가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전투용이나 구조용 로봇 장갑.신발을 개발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 장갑과 신발을 신고 고층 빌딩을 기어오르는 '스파이더맨'을 볼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미국 배사대 연구팀은 개발한 거북이로봇(이름 매들린)은 두 다리 또는 네 다리를 사용해 바닷물을 저어 갈 때 어느 방법이 더 좋은지를 알아내는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실제 거북이 크기.무게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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