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폭발’ 새마을대학원 경쟁률 6대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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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북 경산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외국인 유학생이 농장에서 버섯을 다듬고 있다. [사진 영남대 ]

경북 경산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외국인 유학생이 농장에서 버섯을 다듬고 있다. [사진 영남대 ]

페루·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외국인 학생 수백여 명이 ‘새마을 운동’을 배우겠다며 경북의 한 대학원 입학을 두고 경쟁 중이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은 13일 “2019년 새해 신학기 대학원생 50여명 모집에 필리핀·탄자니아 등 외국인 학생 330여 명이 지원, 6대 1 경쟁률로 서류전형, 영어 면접고사 등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개도국에선 ‘명문’으로 자리매김 #문 대통령 “새마을 운동 적극 전파”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 있는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은 4학기 정규 대학원 과정이다.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석사 과정으로, 새마을 운동의 방법 등을 가르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해외에 적극 전파하라”는 취지의 말을 여러 번 하면서 대학원이 더 주목받고 있다.

교육 과정은 새마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생들은 수시로 녹색 새마을 운동 조끼를 입고 농촌을 찾아 현장 체험을 한다. 매월 1일 오전 7시30분 학생들은 새마을 조끼를 입고, 학교에 모여 대청소를 한다. 대학원에서 정한 ‘새마을정신 실천의 날’로 과거 ‘새마을 새벽 조기 청소’와 같은 개념이다.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하던 주민들처럼 청소 후 학생들은 한 자리에 모여 도시락(샌드위치)을 먹는다. 근면·자조·협동 새마을 정신을 청소를 하며 자연스럽게 익힌다는 게 대학원 측의 설명이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은 2011년 만들어졌다. 8년간 페루·쿠바·가나·우간다 등 개발도상국 62개국, 529명의 석사를 배출했다. 2018년 2학기 중인 현재 대학원에는 25개국 65명이 새마을을 배우고 있다. 대학원의 8년간 평균 입학 경쟁률은 4대 1이다.

이렇게 외국인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개발도상국에선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이 ‘명문’으로 통해서다. 잘 사는 한국을 만든 배경에 새마을 운동이 있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졸업생 상당수는 귀국해 사회 요직에서 활약한다. 탄자니아 출신의 매튜루봉게자는 셍게레마 시장이 돼 새마을 운동 확산에 힘쓰고 있다. 2014년 석사를 받은 가사나 리차드 역시 르완다 갓시보 시장으로 부임, 새마을 운동을 전파하고 있다. 2013년 졸업한 데메케앗로멜케는 에티오피아 암하라주 농업국 부국장으로, 새마을 운동 연수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김기수 대학원장은 “2015년 필리핀 엔더런대학에 새마을 경제개발학과가 국내 첫 학과 수출 사례로 만들어졌듯, 새해엔 인도네시아·잠비아 대학에도 새마을과 설치 계획이 진행 중이다”고 했다.

경산=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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