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의혹' 제주대병원 교수 “사실과 전혀 다르다”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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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가 공개한 영상 캡처 [중앙포토]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가 공개한 영상 캡처 [중앙포토]

상습적으로 직원을 폭행하는 등 갑질 의혹을 받는 제주대학교 A교수가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A교수는 13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파문이 불거졌던 지난달 27일 이후 뒤늦게 기자회견을 여는 이유에 대해 "병원의 재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입장을 피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병원이 저에 대한 사전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언론 보도가 실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더이상은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기자회견을 열게 된 배경을 밝혔다.

A씨는 구체적인 해명 없이 "경위가 어찌됐든 의사이자 교육자인 저의 불찰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적지 않은 시간 제주대병원에서 근무하며 늘 의사로서 환자 치료에 정진했고 치료사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노력했다.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징계·수사 절차 등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인지하지 못한 행동이 당사자인 치료사들과 다른 이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 향후 다른 사람들을 더욱 사려 깊게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한별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갑질 의혹)은 사실과 많은 부분에 차이가 있다"며 "진실을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7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는 A교수에 대한 33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A교수는 환자를 치료 중인 직원의 등을 때리거나 허리와 뒷덜미를 꼬집는 등 폭행을 가했다. 수차례 점프를 하면서 발을 밟고, 영상 말미에는 '동영상을 찍었느냐'고 묻는 장면도 나온다.

노조 측 관계자는 "동영상 내용은 극히 일부일 뿐 이미 수년째 이와 같은 폭행이 꾸준하게 벌어졌다"며 "특히 영상이 촬영되지 않을 때는 더욱 강한 강도로 폭행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A교수는 보직에서 해임된 상태로, 피해자들과 분리된 채 근무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지부는 지난 4일 상습 폭행 혐의로 A교수를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의료법 위반 혐의로 A교수를 경찰에 추가 고발했다. 제주대는 14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A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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