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반문연대' 주장한 이언주에 맞불 “극우는 보수가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보수 야권에서 ‘반문(反文)연대’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반문·반극우 연대를 해야 한다”고 15일 말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 [연합뉴스]

하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극우가 왜 보수가 아닌지 네 가지 차이를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이 꼽은 보수와 극우의 차이는 이렇다.

1. 보수는 파괴와 혐오를 반대한다. 극우는 파괴와 혐오를 조장한다. 통합진보당과 같은 극좌와 다를 게 없다.

2. 보수는 상대방을 존중한다. 극우는 자기편 아니면 다 적이다.

3. 보수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극우는 역사를 조작한다.

4. 보수는 헌법과 그것을 해석하는 헌법재판소를 존중한다. 극우는 헌법도 마음대로 해석하고 헌재도 인정하지 않는다.

하 의원은 이런 설명을 하며 “홍준표 전 대표는 저보고 빨갱이라고 몰아붙이고, 홍 전 대표의 추종자들은 대통령도 간첩이라고 한다”며 “모든 국민을 빨갱이로 만들 때까지 빨갱이 장사를 하는 사람이 극우”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유한국당 내에서 제기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재평가와 관련, “헌재와 헌법에 의해 심판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지 않으면 보수가 아니라 극우다”고 말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유중아트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 ' 청년바람 포럼'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유중아트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 ' 청년바람 포럼'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오만, 독선을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도 “극우는 통진당과 같은 해체 대상이지 연대 대상은 아니다. 극좌 통진당은 심판과 함께 의미 없는 존재가 됐지만, 극우는 갈수록 기세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하 의원을 향한 보수 인사들의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강연재 자유한국당 법무 특보는 14일 페북에 하 의원을 겨냥해 "당이 준 배지를 달고 당이 가장 힘들 때 뛰쳐나가서 한때 같은 당에 몸담았던 정치 선배님을 겨냥해 빨갱이 좌파들보다 더 앞장서서 인격 모독과 프레임을 덧씌우고, 자칭 바르고 건강한 보수라면서 보수 인사를 죽여서 자기 직장을 연장하려는 구차한 정치밖에 못 하는 것이 ‘품격있는 보수’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반문연대'가 보수진영에서 확장성을 커가면서 자칫 하 의원이 표방하는 중도세력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이언주 의원을 중심으로 반문연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문연대의 깃발을 들고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반문연대는 우리가 기득권을 버리고 서로 문호를 활짝 열어야 가능하고, 당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