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발전이 개도국의 훌륭한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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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KOTRA는 최근 북한의 비료 수출 논란을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렀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의 통계 자료에 '북한이 지난해 태국에 비료 수만t을 수출했다'는 것으로 읽히는 수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료는 KOTRA가 태국 관세청의 통계를 받아 게재한 것이었습니다. 이 통계 수치를 보고 '북한이 남한의 비료를 지원받아 수출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KOTRA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통계 작성 오류로 보인다는 KOTRA의 태국 방콕무역관의 해명에도 의혹이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KOTRA 측은 "통계 오류가 확실해 보였지만 해당국의 자료였기 때문에 우리가 수정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도 확인에 착수했습니다.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북측의 일방적인 연기 발표로 무산되는 등 가뜩이나 대북 문제가 민감해진 때여서 정확한 사실 확인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태국 측은 처음엔 '통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KOTRA는 국내 한 종합상사의 수출 물건이 잘못 기재됐다는 사실을 확신하면서 재확인을 요청했습니다. 국내 수출업자의 거래 자료까지 제시했다고 합니다. 결국 태국 정부는 31일 "수입업자가 기록을 잘못했다. 통계를 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태국 정부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태국은 수입국을 기재할 때 북한을 'KP-Korea'로, 한국을 'KR-Korea, Republic of'라고 기록한답니다. 그런데 한국산 비료를 수입한 업자가 관련 신고를 하면서 북한의 코드를 적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한국과 북한을 혼동한 수출입 통계 사례는 이전에도 수차례 있었다고 합니다.

한때 아르헨티나의 수입 통계에는 북한이 휴대전화 수출국으로 등장했습니다. 이 역시 한국이 수출한 휴대전화를 북한의 것으로 기록한 오류였습니다.

KOTRA 측은 "수출입 통계 작업은 업무량이 많고 복잡한 나라일수록 오류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북한을 혼동한 현지 수입업자의 실수와 북한 사회에 대한 정보 부족이 부른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습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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