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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공동개발 관광객 남북왕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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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 10일간의 북한방문을 마치고 2일 오전 귀국했다. <관계기사 3면>
정 회장은 북한방문에서 금강산공동개발, 시베리아원동지구개발 공동진출, 원산 조선수리소·철도차량공장합작 등 3개항에 합의하고 이같은 내용에 관한 합의서(북측은 의정서라고 표현)를 북한 대성은행이사장 겸 조선아시아무역촉진위원회 고문인 최수길과 교환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북한방문을 마치고 1일 일본 오사카(대판)에 도착한 정 회장으로부터 받은 방북결과보고를 토대로 이같이 밝히고 정 회장과 최수길간에 체결한 합의서는 북한정부고위당국자가 보증했으며 사실상 남북한정부간에 승인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에 합의된 금강산공동개발원칙은 개발지구확정·자금 등 세부사항은 오는 4월20일께 정 회장이 다시 북한에 가 2차 회의를 열어 토의할 예정이며 정회장의 2차 방북에는 우리측에서 20여명의 기술자 등 조사단을 대동하고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회장의 2차 방북은 제3국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판문점이나 휴전선을 통과하기로 합의했으며 금강산이 공동개발 될 경우 우리관광객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휴전선을 통한 금강산관광지구의 왕래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고위당국자는 또 『금강산개발에 외국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남북한이 개발하기로 했으나 많은 자금이 들 경우 서방자본도 이용될 수 있다는 선에서 합의했으며 따라서 공동개발계획의 마스터플랜이 확정된 뒤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이 문제 또한 정회장의 2차 방북 때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금강산이 공동 개발되어 설악산과 연결될 경우에 대비, 북한측이 설악산개발참여를 위해 방한하는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북한사회의 특수성으로 보아 그들이 온다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는 있으나 우리가 가는 대신 그들도 오라는 조건부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며 가급적 우리가 자주 가겠다는 원칙 하에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시베리아 원동지구개발에 공동 진출하는 문제는 원칙만 합의했으며 원산 조선수리소는 소련선박에 대한 수리 및 선박건조수출업무를 하고 있으므로 우리로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철도차량제작공장건설은 보다 순조롭게 합작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과 최수길간의 합의서는 양측 정부의 승인을 받은 후 구체적 사안에 대해 효력을 발생키로 했는데 양측 정부의 승인시점 등은 정 회장과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나 양측 정부는 이미 사실상 승인한 단계여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자는 금강산공동개발 착수시기와 관련, 『지금은 초보적인 단계이며 구체적 개발이 시작되는 것은 다소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오는 4월 정회장의 2차 방북 때 종합계획서 작성, 자금조달방법, 양측기술진 내방문제, 사업 후 시설활용문제, 공동개발의 범위 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공동개발에 임하는 남북한관계자들의 구상은 원산의 명사십리·통천· 금강산지구를 관광특구화해 우리의 설악산과 연결해 남북한국민의 내왕, 외국관광객의 통과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정 회장이 이번 북한방문에서 평양·금강산·원산을 방문하고 진남포화학공장·시멘트공장을 참관했으며 북한은 최신 헬리콥터·벤츠차량 등을 제공, 극진한 환대를 했으나 휴가중이라는 이유로 김일성 주석은 상면치 못했다고 밝히고 정 회장이 노태우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했다거나 김일성을 만날 것이라는 일부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정회장의 북한방문은 민간기업간의 합작문제논의를 위한 것이지 남북관계개선이라는 근본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김일성 주석면담은 사업추진과정에서 사업이 활성화되고 북측이 희망하면 의례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겠으나 오는 4월 방북에도 면담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지난 85년이래 북한측은 주로 일본·동남아·미국 등지에서 국내유수의 기업인·종교인 등에 대해 비밀북한방문을 계속 추진 해 왔다』고 밝히고 『지금도 정 회장 뿐 아니라 여러 기업인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공동사업의 차원에서 공개리에 추진토록 막후 절충을 통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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