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암울했던 시대에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판소리꾼을 다룬 장막희곡 『정부사』로 희곡부문 우수작에 입선한 설재록씨(39·전남 순천시 조례동 명지장미맨션)는 이미 신인이 아니다. 73년 대학 재학시절 지방신문신춘문예 소설부문당선, 82년 경향신문신춘문예희곡부문 당선 등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순천지방 주간지에 6월 항쟁을 다룬 소설도 연재하고 있는 기성작가다.
『개인적 삶에 가해진 조직적 폭력을 즐겨 다뤄왔읍니다. 「정부사」에서도 일제라는 조직적 폭력에 대항해 판소리꾼의 「꾼」으로서의 개인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는가를 다루려 했읍니다.』
조직사회 속에서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조작되고 소멸하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메커니즘의 반인간성을 드러내겠다는 설씨는 현재 순천 효천고 국어교사로 재직중이며 민주교사협의회 순천지회장직도 맡고 있다.
80년 초 광주에서 소극장운동을 벌이며 연극에 빠져들기 시작, 그때부터 소설과 더불어 희곡에도 손대기 시작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소재에 따라 부문을 선택하며 소설·희곡을 모두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 본격적 교육소설은 아직 없다며 교사로서 자신의 체험을 십분활용, 교육소설에도 뛰어들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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