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지역 초월한 진보적 예술 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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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70, 80년대 독재권력과 제도권 예술에 맞서 진보적 활동을 펴온 예술인들의 범장르적 연합조직인 「한국 민족예술인 총연합」 (민예총·가칭)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성백인회관강당에서 발기인 대회를 갖고 올해 안에 창립총회를 열어 정식 출범시키기로 결의했다.
민예총은 신경림 황석영(문학), 원동석 김용태(미술), 이강호 정지영(영화), 오종우 임진택(연극), 문호근 최태현(음악), 채희완 김채호(춤), 조건영 강근형(건축), 이기원 여균동(사진)등 각분야 예술인 65명으로 10월6일 주비위원회를 구성, 5차례의 회의를 가져오면서 전국에 걸친 전 분야 예술인 8백38명의 발기인 서명을 받아 이날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기구편성 초안에 따르면 8개 장르별 분과위원회와 지역·청년·여성위원회 등의 상설위원회가 구성돼 있어 민예총은 전 장르와 지역을 망라했다.
특히 민족문학작가회의·민족미술협의회·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 준비위·민족음악연구회·한국음악극연구소·청년건축가협의회·사회사진연구소·민중문화운동연합 등 기존의 진보적 예술단체들이 참가를 결정해 민예총은 기존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예총)조직과 맞서는 단체로 볼 수 있다.
민예총은 발기 취지문에서 『그 동안 예술인 단체들은 관의 비호와 지원을 받아오며 국민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예술에 대한 감수성을 차단시켜 왔다』고 비판하고 『어떠한 권력의 감독규제도 거부하고 철저하게 민주주의적 원칙에 따라 활동해 나가겠다』고 밝혀 관으로부터의 독립과 자율적 운영을 다짐했다.
그러나 「민족예술은 외세를 극복하고 민족통일을 지향하며 민족의 주체인 민중의 삶에 기반을 둔 예술」이라고 발기 취지문에서 민족예술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어 기존 예총과의 정통성 다툼과 함께 예술계의 양분화소지도 없지 않다. <이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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