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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in] 삼청동 제대로 즐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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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 집 건너 화랑, 구경거리가 널린 곳. 은행나무 200여 그루가 만드는 천혜의 산책길. 자동차로 달린다면 삼청동엔 가나마나다. 걸어서 골목골목 누벼야 삼청동의 참맛을 음미할 수 있다. 가능하면 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나 안국역에서 내려 삼청동길로 들어서는 상징인 동십자각을 등대 삼아 걷기 시작하면 된다. 동십자각은 대원군이 세운 경복궁의 동남쪽 망루. 지금은 보수공사 중이라 가림막이 처져 아쉽지만 사연 깊은 건축물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경복궁을 축소하는 바람에 동십자각이 길 한가운데로 나앉게 됐다. 접근이 어려워 지나치기 쉬우나 꼼꼼히 들여다보면 아름답다. 번잡한 세상사의 때를 좀 씻어내고 심호흡을 한 뒤 삼청동 길에서 노닐고 싶다면 들머리 법련사에 잠시 들러도 좋다. 불일미술관과 서점, 대웅보전의 법당 등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게 맑고 깨끗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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