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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7백원선 깨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환율 7백원 선이 마침내 붕괴됐다.
1일 한은이 고시한 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50전 떨어진 달러 당 6백99원90전을 기록, 드디어 7백원선을 깨고 6백원대로 진입했다. <관계기사 7면>
이로써 달러 환율은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85년 10월 25일의 8백93원40전보다 1백93원50전 떨어졌으며(원화절상폭 27.6%) 올 들어서만 92원40전 하락, 원화 절상 폭은 13.2%에 달하고있다.
올 들어 이 같은 절상 폭은 지난 한해동안의 절상 폭 8.7%보다 4.5%포인트 높은 것이며 남은 두달 동안 지금과 같은 추세로 걸상이 계속될 경우 올해 절상 폭은 작년의 2배에 이를 전망이다.
달러 환율의 7백원선 붕괴는 작년 11월 6일 8백원 선을 깨뜨린 지 거의 1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며 이로써 달러 환율은 81년 말 수준(12월 28일 6백99원40전)으로 되돌아갔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올 들어 10개월 동안 13%이상 절상되는 동안 다른 주요국제통화는 모두 절하되었는데 올 들어 이날까지 일본엔화는 3.86%, 서독 마르크화는 13.84%, 대만 원화는 0.14%, 영국 파운드화는 6.67% 각각 절하돼 그만큼 우리상품의 상대적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주요국 통화 시세가 이렇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유독 원화 가치만 올라가고 있는 것은 86∼87년 중의 원화 절상 폭이 이들 통화의 절상 폭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올 들어 원화의 급속한 절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국제수지흑자가 줄지 않자 최근 미국은 원화 절상 압력을 가속화하고 있어 원화 환율은 계속 떨어져 연말엔 6백80원 선에 이를 전망이며 이 같은 절상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 절상의 가속화에 따라 국내 수출업계는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업계는 연말환율을 당초 7백원 안팎으로 보았으나 2개월 앞서 7백원 선이 깨짐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섬유·봉제 완구·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는 도산 사태가 줄을 이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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