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이란 갈등 고조…군사적 충돌 벌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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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심상찮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한 제재를 재추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이란은 중동 원유의 운송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美 “이란 원유 수출 못하게 하겠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서 #외신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에 악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이스마일 코사리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4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중단시키길 원한다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어떤 원유의 운송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즈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의 바다로 좁은 곳의 폭이 50㎞에 불과하다. 전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를 차지하는 요충지다.

호르무즈해협

호르무즈해협

이와 관련, 미군 측은 “미 해군과 지역 동맹국들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해역에서 항해와 무역의 자유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군사적 행동을 나서겠다는 경고다. 미국은 바레인에 미 5함대를 주둔시키고 있어 언제든지 군사작전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AP통신 등은 “이란이 지금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 막은 적은 없지만 봉쇄하겠다는 위협만으로도 국제유가가 들썩였었다”며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될수록 중동 정세는 물론 국제유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대 이란 압박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 탈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핵합의에 서명한 나머지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은 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6일엔 5개국 외무장관들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이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 측은 핵합의에 남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유럽 순방에 나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4일 “미국 외 다른 (핵합의) 서명국들이 이란의 이익을 보장한다면 우리는 합의를 지킬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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