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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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6년 1분기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는 직전 분기보다 1.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0.5%)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내수가 꾸준히 살아나면서 민간 소비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2% 증가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0.7% 감소해 2004년 4분기(-0.9%)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으며 건설투자도 0.3% 감소해 2004년 이후 3년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전 분기보다 2.6% 증가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입은 2.1% 늘었다. 하지만 원화가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져 수출의 GDP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1.1%포인트에서 올 1분기에는 -0.1%포인트로 떨어졌다.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1분기 경제성적표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가 약해졌지만 완전히 꺾였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고유가와 원화 강세의 영향이 커지겠지만 아직은 경기 회복세가 유지된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내용은 다소 나빠졌다. 무역손실액이 사상 최고치(16조3879억원)를 기록하면서 1분기 국내총소득(GDI)이 전기 대비 0.1% 감소해 국민의 실제 소득은 되레 줄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부터 GDP 통계의 비교 기준을 전년 동기 대비에서 전기 대비로 바꿨다. 1년 전 상황과 비교하는 것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함으로써 경기의 연속적인 흐름을 즉각 확인해 보자는 취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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