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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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국민 선거인단의 투표 참여율은 얼마나 될까?"

25일 열리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이 두 문제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받는 당원이 늘어나고, 국민 선거인단의 참여 열기가 뜨거우면 오세훈 전 의원이 유리하다. 반면 제주도나 충남처럼 당내 조직표가 힘을 쓰고, 국민 투표율이 저조하다면 '기존 후보'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유리하다. 충남.제주도 경선에서는 여론조사에서 각각 앞섰던 강상주 전 서귀포 시장과 박태권 전 충남지사가 당일 투표에서 밀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과 이완구 전 의원에게 낙선했다. 경선은 오후 1시30분에 시작돼 6시쯤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두 시나리오는 모두 실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은 당원과 국민을 절반씩 섞는 한나라당의 경선 방식 때문이다. 대의원(2354명.20%), 당원(3549명.30%) 등 당내 표로 절반을, 국민참여선거인단(3549명.30%)과 일반시민 여론조사(20%) 등 당 밖 표가 나머지 절반이다. 즉, (후보 득표)=(대의원 20%)+(당원 30%)+(국민선거인단 30%)+(여론조사 20%)이다.

이 중 대의원과 당원 그룹은 대체로 맹 전 의원과 홍 의원을 향하고 있다. 지난주 본지가 서울지역 48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예전 지구당 위원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맹 전 의원이 15명(31.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맹 전 의원 또는 홍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위원장도 8명(16.7%)이나 됐다. 오 전 의원은 대의원.당원 그룹에서 세력이 미미하다.

대의원은 통상 운영위원장의 뜻을 따른다고 한다. 당원은 운영위원장의 영향력에 따라 이미 마음을 정했거나 중립적인 인사로 나뉜다. 결국 중립적 인사들이 경선 당일 세 후보의 연설을 듣고 누구한테 투표하느냐가 변수가 되는 것이다.

당 바깥에선 오 전 의원의 질주가 꾸준하다. "침체된 경선의 흥행을 위해 나왔다"며 출마를 선언한 이달 초엔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롱런'이다. CBS가 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전 의원은 50.8%의 지지를 얻어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전 장관(35%)을 15.8%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12~15일 본지가 실시했던 여론조사 때의 12%포인트보다 격차를 더 벌린 것이다.

반면 맹 전 의원(31.6% 대 41.8%)과 홍 의원(35.5% 대 38.8%)은 CBS의 18일 가상대결에서 모두 강 전 장관에게 패했다. 문제는 국민선거인단의 투표율이다. 아무리 일반 국민이 오 전 의원을 선호해도 경선장에 나오지 않으면 표가 되지 않는다.

민심과 당심이 합의를 보지 못하자 세 후보는 자잘한 변수에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오 전 의원은 경선이 평일에 열리는 게 걱정이다. '우군'인 국민경선인단의 참여가 저조해지기 때문이다.

맹 전 의원 진영은 '공천 후유증'이 마음에 걸린다. 그간 공들인 운영위원장들의 결정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한 당원들이 반기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강북(동대문 을)인 홍 의원은 경선장이 강남(송파구 올림픽공원)인 게 신경쓰인다. 아무래도 그쪽에 사는 당원.대의원이 많이 오리란 예상 때문이다. 그는 "(강북에 있는) 장충체육관에서 하면 좋을 텐데…"라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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