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우익세력이 좌익에 맞서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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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금 이 나라에서는 좌익세력이 사회 각 분야에서 치열한 사상적·조직적 공세를 전개하고 있다. 정부나 언론이「좌경세력」이라고 관대하게 불러 주고 있는 이 나라의 좌익은 때로는 민주주의 세력으로, 때로는 민족주의 세력·순수한 양심세력으로 자기들을 위장하면서 사회 각 분야에 침투하여 자기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좌익은 이미 대학가와 노동자 사회를 장악했으며 문화예술계·언론·출판·종교·교육계 등 우리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 빠짐없이 침투하여 반공의식을 약화시키고 반미감정을 북돋우면서 그들의 세력을 부식·확대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관계·법조계에도 침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좌익의 세력확대엔 비 좌익세력에 힘입은 바도 큰데 속물적 리버럴리스트들이 대표적 예다. 사회와 사상에 대한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한 대신 대중에 영합하는 기술을 지닌 이들은 언론계·정계·법조계 등에서 좌익을 순수 이상주의 세력으로, 좌익의 반 국가범법행위를 순수성의 발로라고 호도하고 좌익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는 사람들을「강경파」또는「매카시스트」로 매도하고 있다.
좌익의 도전은 날로 거세어져 심각한데 그에 대항하는 우익의 목소리는 모기 소리처럼 가냘프고 힘이 없다. 이 나라의 우익은 죽어 가고 있거나 이미 죽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목소리도 낮고 좌익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준비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조직력도, 연대의식도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익은 독재정권의 하수인 세력으로 간주되고 그 결과 좌익이 민주화를 외치면서「반 반공」파 반 우익을 주장하면 우익은 그만 기가 죽고 만다.
이대로 간다면 처음엔 좌익세력과 제휴한 세력의 정권이 들어서고, 다음 단계엔 좌익세력이 주도하는 연합세력의 정권이 들어서고, 궁극적으론 완전한 공산정권이 들어설 것이다.
이미 이 나라 좌익세력의 규모는 정부의 공권력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정부는 야당들의, 야당은 재야의, 재야는 좌익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오늘의 상황을 우익들은 올 바로 깨달아야 한다.
공권력과 군부개입엔 한계가 있다. 군부가 개입할 경우 좌익이 겉으로는「민주수호」를 외치면서 학생·노동자·야당의 연합전선을 조직하고 사제무기로 무장하여 대항한다면 사태가 어떻게 결말날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누가 좌익을 제압하고 제거하는 작업을 전개할 것인가. 그것은 민간 우익세력 뿐이다. 지금 일어서야 하며 사회 각 분야의 우익이 총궐기하여 이론가는 이론으로, 조직 가는 조직으로, 재력가는 재력으로, 완력 가는 완력으로 좌익에 맞서 싸워야 한다.
주도는 ▲사상적·윤리적 설득력이 강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개혁의지가 확고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강한「신우익」또는「개혁적 우익」이 맡아야 하며 정부와 비 민간분야의 우익의 협조를 받아 이 나라의 모든 우익세력이 단합하여 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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