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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군수 집단 폭행 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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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 전북 부안 군민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김종규 군수가 8일 오후 전북대 병원 응급실로 후송되고 있다. 전주=양광삼 기자

김종규(金宗奎) 전북 부안군수가 8일 원전센터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중태에 빠지고, 경찰차가 잇따라 불타는 등 사태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金군수는 8일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내소사를 찾았다가 오후 4시10분부터 15분여 동안 흥분한 주민들에게 몰매를 맞고 쓰러졌다. 金군수는 코뼈가 부러지고 얼굴과 갈비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었으며 폐에도 피가 고인 상태다.

金군수를 수행했던 사복경찰과 군청 직원 10여명도 부상했다. 일부 주민들은 군수의 관용 승용차 유리창을 부순 뒤 방화를 기도했으며 차를 뒤집기도 했다.

이어 오후 9시50분쯤 내소사에서 돌아오던 전경버스 한대가 부안읍 주산네거리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에 의해 불에 탔으며, 부근에 있던 경찰 진압중대장용 지프와 민간 냉동트럭도 불에 타 전소됐다.

주민 1천여명은 주산네거리 일대에서 경찰과 밤늦게까지 대치했다.

이날 金군수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 사찰의 혜산스님과 핵반대 대책위 공동대표이자 주지인 진원스님을 만나 원전센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내소사를 찾았었다. 주민들은 오후 3시30분쯤 대화를 위해 金군수가 법당 밖으로 나오자 물병과 돌 등을 던져 대화가 무산됐으며, 곧바로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한편 경찰은 병력 2천여명을 동원, 오후 6시50분부터 진압작전을 펴 30분 만에 金군수를 구출, 전주시내 전북대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폭행.감금 관련자들은 전담수사반을 편성, 추적해 엄중 처벌하겠다"며 "앞으로 발생하는 감금.폭행.기물 파손 등 폭력사태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시위를 주도해 온 대책위 관계자는 "군수가 고집을 부려 일어난 일"이라며 "정부가 민심을 읽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더 크고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안=서형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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