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한 대학병원 의사, 의료계서 승승장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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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호 08면

일간지 의학전문기자를 지낸 현직 의사가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원장을 지낸 원로 의사 A씨에게 24년 전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황세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실장은 지난 5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의료계 성폭력,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1994년 유명 대학병원 원장단과 취재기자들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보직 교수 중 한 명이 오른편에 앉더니 갑자기 얼굴을 만지기 시작했다. 너무 창피했던 나는 황급히 그의 손을 떼냈다”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그러자 그는 왼팔을 뻗어 나의 몸통을 와락 끌어당기더니 이번에는 왼쪽 얼굴을 더듬기 시작했다. 체격 좋은 중년 남성의 힘은 항우 장사급이었다”고 회고했다.

황세희 중앙의료원 연구소 실장 #24년 전 기자 시절 피해 사실 폭로

황 실장은 동료 기자가 가해자의 멱살을 잡고 항의하면서 겨우 풀려났다. 그는 “나를 추행한 교수는 그 후에도 놀라운 언행을 지속했지만 의료계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승승장구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금시초문이다. 추호도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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