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발전 계기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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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용철 대법원장은 l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소강법관들의 서명사태로 국민과 사법부에 대해 누를 끼친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법원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대법원장의 사퇴로 후임 대법원장 취임시까지 이정우 법원행정처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김대법원장은 이 자리에서 후임 대법원장은 새시대에 맞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사법권독립도 결국 외부에서 주는게 아니라 법관들에 의해 이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2년여전 9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나름대로 사법부발전을 위해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덕이 없고 능력이 부족한 탓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급기야 법관들의 서명사태까지 발생하고 말았다』며 『이같은 사태의 발생이 본인의 부덕의 소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같은 법관들의 서명사태가 시대흐름의 일환이든 아니든, 참여법관수의 다과에 관계없이 법관들의 생각이 그렇다면 더이상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사법부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내부적 갈등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법관들의 서명사태가 소장법관들의 충정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고 재임명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견만을 밝히라는 주위의 건의도 있었으나 그보다는 대법원장직 사퇴가 사법부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돼 사표를 내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이정우 법원행정처장·윤승영 서울고법원장·안우만 서울형사법원장·임규운 행정처차장·박만호 서울민사지법 수석부장판사 등 5명의 사표는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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