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석달만에 0.25%P 금리인상…한국 자본유출 신호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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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오른쪽)을 Fed 신임 의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상원 인준을 통과해 내년 2월 취임하는 파월 의장은 리더십이 약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오른쪽)을 Fed 신임 의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상원 인준을 통과해 내년 2월 취임하는 파월 의장은 리더십이 약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임 의장 제롬 파월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로써 연준은 전임 재닛 옐런 의장이 마지막으로 단행한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이후 3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1일(현지 시간) 연준은 워싱턴DC 본부에서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금기금 금리를 현재의 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제로금리' 이후 6번째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2005년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06년 12월과 지난해 3월·6월·12월까지 모두 5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을 예상하고 있었다. 연준은 3월께 금리 인상의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시그널을 전달했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95%에 육박했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한다는 기조를 밝혀왔다. 내년에는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상향 조정했지만, 당분간은 경제 흐름을 지켜보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오는 2020년에는 두 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7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0.25%포인트씩 인상을 가정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3.25~3.50%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번 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0%)를 웃돌게 됐다. 한미 정책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연준의 꾸준한 금리 인상 기조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자본유출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미국 기준금리의 정상화는 실물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비·투자·고용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조치와 '1조5천억 달러 인프라' 투자방침도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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