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역사의 현장을 보고 배우고…|주부「답사강좌」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교실의 강의를 현장과 접목시켜 빠른 이해를 돕도록하는 각종 현장답사장좌가 최근 2년 사이에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들 강좌들은 종래의 역사교육 위주에서 탈피, 불교철학에서 매춘실태에 이르기까지 주제의 다양화를 꾀하는 한편 해외로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임을 강조하는 이들 현장답사장좌를 가장 먼저 개설한 곳은 한국여성예림회.
여성사적인 시각에서 야사를 위주로한 한국역사장좌를 지난 70년에 개설, 주1회 강의를 듣고 연4∼6회 현장을 답사하는 식으로 강좌를 계속해왔다.
이후 도서출판 한길사가 85년8월 「한길역사기행」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련학자들을 대동하고 사적지를 답사, 의견을 나누는 강좌를 월1회씩 계속해오고 있으며 청년여성교육원에서도 86년 궁을 중심으로한 역사강좌를 개설, 현재 20회를 기록했다.
중앙문화센터는 작년「불교문화의 숨결」강좌를 개설, 고찰을 직접 찾아 주지 또는 고승들로부터 법문을 듣는 기회를 갖고있으며 서울YWCA는 금년5월 처음으로 만40세이상 주부회원을 대상으로 3박4일간 대만고적답사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문화연구원도 금년3월부터 1일∼2박3일의 월례문화유적답사 프로그램을 마련, 향토사학자의 현장강의를 중심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한국불교사회교육원도 불교사상·사회사상등을 익히는「민족불교학당」에 1박2일의 현장답사를 마련, 불교유적과 민족사를 연결시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고 있다. 7월6일부터 운영되는 제2기「민족여성학교」에도 경인지역의 탁아소·매춘 실태를 현지답사로 알아볼 계획이다.
이들 강좌에 참여하는 이들은 30∼40대 주부들이 대부분. 한 강좌당 20∼40여명이 참가하는데 한국여성예림회·서울YWCA등 여성단체는 물론중앙문화센터·우리문화연구원 ·한국불교사회교육원등 사회교육 기관에서도 주부 참가자가 25∼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눈으로 직접 확인함으로써 강의 내용을 생동감있게 전달받을수 있기 때문.
10년전부터 한국여성예림회의 한국역사 강좌에 참여, 오는 16일 공주 무렁왕릉·부여 박물관·고란사등을 답사하러 간다는 이효직씨 (48·서울동대문구 면목동)는 『대학에서 사학을 공부하기도 했지만 야사위주의 여성학적 접근이 새로운 느낌을 준다』면서 『이론으로 배우다 눈으로 확인하면 이해도 빠르고 나중에도 잊어버리지 않게 되더라』고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청년여성교육원 황영난간사는 『역사적 의미나 문화에 담긴 뜻보다는 관광위주로 기념촬영이나 하는「겉보기」에서 현장답사강좌를 통해「속읽기」로 전환시킴으로써 바른 가정문화를 형성하자는 것이 현장답사 프로그램이 갖는 진정한 의미』라고 했다. 또 사회문제에 대한 현장접근은 참가자들에게「굴곡없는 바른 인식」을 갖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