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주사제 준비 과정서 균 오염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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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뉴스1]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뉴스1]

지난해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연쇄 사망한 신생아 4명은 의료진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균 오염이 일어난 탓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질병관리본부가 신생아들이 패혈증에 걸린 원인과 관련해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의 오염에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신생아들을 부검한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사인이라고 밝혔다.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통해 신생아들이 시트로박터균에 감염된 통로를 추적했다.

그리고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신생아들이 사망 전날인 12월 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맞은 지질영양제가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균 검사 결과 해당 지질영양제 자체에서는 아무런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별도로 검사를 의뢰한 주사기와 필터·관 등 수액 세트에서도 균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주사제 자체나 주사제를 신생아들에게 투여하는 과정은 문제가 없었으나, 주사제를 개봉해 수액 세트에 연결하는 준비 과정에서 균에 오염됐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수액 세트는 무균 제품이라 비닐로 싸여 있다”며 “지침상 이를 개봉하기 전에 손을 물로 씻은 다음 알코올로도 소독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사 중 일부가 위생 관리 지침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며 “수간호사와 전공의·교수들은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신생아중환자실의 감염·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책임이 있는 전담 교수들인 박모 교수와 심모 교수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로 입건할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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