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북미대화, 전제조건 없는게 나아…시간 누구 편도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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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외교안보특보. [사진 연합뉴스]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사진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북미대화 재개를 두고 미국이 비핵화 의지 등의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어떤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문 특보는 미국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은 그 누구의 편도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이에 동의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들도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또 북미대화가 이뤄지면 한미 간 ‘독수리(FE) 훈련’이 연기 등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했다.

문 특보는 전날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언급하며 “서울에 있는 미국대사관도 연합군사연습에는 추가 연기가 없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연습’과 다른 연합군사 ‘훈련’에 관해 말하자면 일정 정도 조정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특보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문 특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개인적 추정”이라고 전제하며 “내퍼 대사대리가 말한 것처럼 키리졸브(KR) 연습은 바꿀 수 없겠지만, 병력이 투입되는 독수리 훈련의 경우,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면 일정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키리졸브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으로 전쟁 수행 절차를 숙달하는 데 초점돼 있다.

반면 독수리 훈련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 전개하는 야외 실기동 훈련(FTX)으로 한미 연합작전과 후방 방호능력작전 능력 배양이 목적이다.

지난 27일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평화공감포럼’ 강연에서 언급한 ‘최대 신중’(Maximum Prudence) 발언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을 대하는 데 있어 ‘최대 신중’을 취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대통령이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에서 최대 신중 정책을 통한 대화와 협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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