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남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오후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실장과 김 부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오찬을 갖고 한반도 주변 정세, 특히 미·중·일·러 4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측은 4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히김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대화 분위기 조성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는 게 미국에 밝혔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그건 저희도 명확치 않다. 그냥 (워딩)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대답했다.
아울러 김 부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에 전제 조건을 따로 내세우지는 않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용의가 있음을 말할 때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든 '비핵화'에 대한 것이든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여튼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라고 얘기했듯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지니고 계시다"며 "불면 날아갈까, 그런 상태라 직접적인 표현으로 말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음을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