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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외환은 인수 우선협상자로 내정된 국민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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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론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을 내정하고 현재 매각대금 결제방법 등을 놓고 실무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22일 방한한 론스타 본사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함께 참여했던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대주주 자격 문제로, 하나금융지주는 자금 조달 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 매각협상을 앞두고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이 22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종 인수까지 난관은=국민은행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지만 최종 인수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금융회사 매각 사례를 볼 때 론스타가 가격을 올리기 위해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에도 하나 측을 따로 접촉하면서 가격 조건 등을 협상할 경우 최종 계약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최종 계약과 동시에 이뤄질 금융감독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국민은행이 외환을 인수하면 종합적인 시장점유율이 33%대에 이른다는 게 다른 은행들의 주장이다. 이와관련, 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가정할 경우 영업수익, 대출 등 일부 항목에서 상위 3개 업체(국민.신한.우리)의 점유율이 공정위의 독과점 심사 대상 기준인 70%(독과점 추정 기준은 75%)를 넘는다"며 "당국이 인수 불허 결정을 내리거나 시장점유율 제한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독과점 문제는) 공정위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공정위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업 판도 변화 예고=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국내 은행 업계는 전면 재편된다. 국민은행이 자산 73조원 규모의 외환은행을 흡수하면 총자산 규모가 270조원으로 불어나 세계 60위 규모의 '수퍼 은행'으로 커진다.

또 신한.조흥은행 합병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최종 인수하면 시중은행 수가 8개에서 6개로 줄면서 '1강 3중 2약'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을 정점으로 기존 신한.우리.하나은행이 허리 역할을 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한국씨티, SC제일은행은 규모 경쟁보다는 특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국민.외환의 시너지 효과는=국민은행은 자체적인 소매금융과 외환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할 경우 국내 시장 평정은 물론 국제적 역량을 갖춘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의 외환업무와 기업금융 분야의 역량을 합하면 국민은행이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은 고객.지역.사업 영역 등에서 차별성이 분명해 중복 영역이 적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외환의 조합은 외환은행의 특장을 살리지 못하면서 국민은행의 덩치만 키우는 데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과거 주택.장기신용.대동.동남은행 및 국민카드 등을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각 은행의 특성을 살리지 못해 시너지 효과는 미미했다"며 "노조의 반발과 조직 구성원 간의 반목을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호.윤창희.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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