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대표에 윤길중씨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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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정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은 2일 총선 참패에 따른 당직 개편을 단행, 대표위원에 윤길중 의원을 임명했다.
이에 앞서 민정 당은 이날 오전 중앙정치 연수원에서 중앙 집행위원 간담회를 열고 총선 패배에 인책, 전원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노 대통령은 신임 윤 대표위원과 협의, 이날 오후 당3역을 임명할 예정인데 사무총장에 이한동 의원, 원내 총무에 김윤환 정무장관이 내정됐다.
정책 의장에는 남재희 현 정책의장의 유임 설이 나오고있다.
또 국회의장에는 새로 영입한 구 공화당 총무출신 김재순씨를 내정, 야당 측과 협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직 임명을 두고 당내에서는 하향식 인선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계속되고 있으며 야당 측도 김씨의 국회의장 내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 앞으로 국회개원 협상과정에서도 파란이 예상된다.
청와대측은 당직 인선에 있어 정책의장에 이종찬 의원 기용을 검토했으나 본인이 충분한 사전협의가 없었던 점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소수 여당의 어려운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당직 인선에 있어 당내 의견일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개적인 인선협의를 요구했다.
또 일부 낙선자 등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당 차원으로 국한시킬 수 없으며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까지 포함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민정 당 지구당 위원장들은 이날 낮 정치 연수원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총선 패배이후 당 수습 및 정국 대처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는데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제기됐다.
한편 야당 측은 국회의장을 원내 제1당인 민정 당이 차지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으나 사전협의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평민 당 측은 반민주 인사를 국회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비공식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민주 인사는 구 공화당 인사, 유신에 참여한 인사 등인 것으로 알려져 민정 당이 내정한 김재순씨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공화당도 김씨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 당이 김씨를 국회의장으로 고수할 경우 야당의 반발을 사전 조정해야하며 야당 측이 끝내 거부할 경우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민정 당은 곤경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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