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로 삼성이 얻은 것…“정경유착과 결별해야"

중앙일보

입력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과 관련 다수의 경영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삼성이 투명하고 책임있는 경영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투명경영, 책임경영 강화하는 출발점 삼아야" #재계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한국 경제에 기여하길 기대"

박경서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회사 돈을 불투명한 곳에 사용한 것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투명하게 경영활동을 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도 “앞으로는 기업 오너도 자신의 판단이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며 “오너 지배체제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시스템을 갖추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그룹이 과거에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통해 오너가 그룹 전체를 지배했던 경영 방식도 다시 반복돼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지난해 해체됐지만) 오랫동안 존재했던 ‘미전실’이 상징하는 삼성의 오너 중심 지배 구조에서 완전히 탈히해야 한다"며 "실적만 좋은 기업이 아니라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미전실을 해체하고 각 기업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한 바 있다.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설 이 부회장이 적극적인 투자와 사회공헌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너가 없으니 경영진이 과감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빠르게 변해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한발 앞서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명현 교수는 “국내 최대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서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 삼성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도 이전보다 더 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곤혹을 치렀던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는 “경영계는 법원 판단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며 “이제까지 제기된 의혹과 오해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이제부터라도 삼성그룹은 경영 공백을 메우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도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대외 신인도 회복, 경영 활성화 등의 효과는 우리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삼성도 재판 과정을 무겁게 받아들여 투자와 일자리 확대 등 사회적 역할에 적극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도 논평을 내고 “정경유착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고 기업인도 죄가 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면서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이 더 투명한 경영을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으로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앞장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수련ㆍ최현주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