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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박근혜 전 대통령, 국가 위해 열심…흑흑” 오열

중앙일보

입력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연합뉴스]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통했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오열했다.

이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인 남현우 변호사에게 “이 전 비서관도 경제학 박사여서 (박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관심이 많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님께서는 저에게 ‘우리가 지금 고생하더라도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는 말을 하셨습니다. 흑흑”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흐느꼈다.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흐느껴 한동안 진술을 못 할 정도였다. 변호인도 당황해 “고정하고 물이라도 좀 드시라”며 질문을 마쳤다.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명절·휴가 격려금으로 받은 일과 관련해서는 “지금 관련 재판을 받고 있으므로 진술하지 않겠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만남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진술했다.

그는 업무보고를 위해 박 전 대통령 관저에 갔던 일을 거론하면서 “보고를 하러 갔을 때 최씨가 저희(이재만·안봉근·정호성)끼리 있으면 들어와서 과일을 같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대통령께 보고를 드리는 곳에 대통령의 의상이 있었는데 최씨가 들어와서 갖고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일방적으로 비서관들에게 이야기하거나 야당 정치인을 비판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최씨가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답했다. 또 “최씨가 정치 기사에 관심이 있었다. (최씨가) 얘기를 하면 저는 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특활비 상납 사건 재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정원에서 봉투가 오면 받으라’고 했다”며 “처음엔 그 봉투 안에 있는 내용물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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