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VS박지원 …“봄이 온다“ vs “혈액형 달라”

중앙일보

입력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격돌하고 있는 통합파와 통합반대파의 수장격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성탄절인 25일 각각 SNS를 통해 글을 올려 통합필요성과 통합 불가론을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9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후광대로에 위치한 국민의당 전남도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 나란히 앉아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박주원 최고위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제보자’로 지목되면서 당내 비난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9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후광대로에 위치한 국민의당 전남도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 나란히 앉아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박주원 최고위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제보자’로 지목되면서 당내 비난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당원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2년 전 12월 민주당을 나와 광야에 홀로 섰을 때,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힘 모아주셨기에 우리가 3당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비웃었지만 우리는 함께 다당제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지 않았느냐"며 "그 후에도 기득권 거대 양당이 우리 국민의당을 쉼 없이 흔들었지만, 저는 다치고 쓰러질지언정 제 모든 것을 바쳐 당을 지키기 위해 당당히 맞서 싸웠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27만 당원 여러분과 함께이기에 따뜻하고 든든하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면 반드시 녹색의 새싹을 틔우는 봄이 우리에게 올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 글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박지원 의원 등 통합 반대 진영의 반발을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임으로써 27일부터 시작되는 전당원 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고 역사를 바꾸는 주체가 될 것을 확신한다"는 말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구국의 길이라는 나람의 소명의식을 부여했다.

하지만 통합반대 진영의 박지원 의원은 “안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sns에 올린 글에서 "바른정당에서는 자신들은 보수라며 중도개혁 및 보수를 훼손하는 통합을 거부하고,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일부가 한국당으로 추가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바른정당 5~6명의 의원이 남게 되더라도 혈액형이 다른데 어떻게 수혈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혈액형은 순간순간마다 바뀌는 편리한 혈액형은 아닐 것"이라며 "그렇다면 바른정당의 보수 표방에 대해서 안 대표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 입장을 밝히셔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철수 대표가 한국당과의 통합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중도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바른정당은 '보수개혁'을 강조하는데서보여지는, 양측간에 파열음이 날 수 있는 틈을 파고든 것이다.

박 의원은 이어 통합 반대 진영에서 전당원투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사실을 언급하며 "사법부의 인용여부를 떠나 참담하다"면서 "안 대표가 어머니로서 탄생시킨 국민의당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방치하면 당신은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2정치인이 아닌 국민을 승자로 만들겠다는 창당 초심이 재신임 투표, 합당 추진으로 상고시대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안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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