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격돌하고 있는 통합파와 통합반대파의 수장격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성탄절인 25일 각각 SNS를 통해 글을 올려 통합필요성과 통합 불가론을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9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후광대로에 위치한 국민의당 전남도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 나란히 앉아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박주원 최고위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제보자’로 지목되면서 당내 비난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2/26/5494d782-48d8-4df2-893c-308ef283595d.jpg)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9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후광대로에 위치한 국민의당 전남도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 나란히 앉아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박주원 최고위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제보자’로 지목되면서 당내 비난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당원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2년 전 12월 민주당을 나와 광야에 홀로 섰을 때,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힘 모아주셨기에 우리가 3당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비웃었지만 우리는 함께 다당제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지 않았느냐"며 "그 후에도 기득권 거대 양당이 우리 국민의당을 쉼 없이 흔들었지만, 저는 다치고 쓰러질지언정 제 모든 것을 바쳐 당을 지키기 위해 당당히 맞서 싸웠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27만 당원 여러분과 함께이기에 따뜻하고 든든하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면 반드시 녹색의 새싹을 틔우는 봄이 우리에게 올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 글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박지원 의원 등 통합 반대 진영의 반발을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임으로써 27일부터 시작되는 전당원 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고 역사를 바꾸는 주체가 될 것을 확신한다"는 말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구국의 길이라는 나람의 소명의식을 부여했다.
하지만 통합반대 진영의 박지원 의원은 “안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sns에 올린 글에서 "바른정당에서는 자신들은 보수라며 중도개혁 및 보수를 훼손하는 통합을 거부하고,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일부가 한국당으로 추가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바른정당 5~6명의 의원이 남게 되더라도 혈액형이 다른데 어떻게 수혈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혈액형은 순간순간마다 바뀌는 편리한 혈액형은 아닐 것"이라며 "그렇다면 바른정당의 보수 표방에 대해서 안 대표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 입장을 밝히셔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철수 대표가 한국당과의 통합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중도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바른정당은 '보수개혁'을 강조하는데서보여지는, 양측간에 파열음이 날 수 있는 틈을 파고든 것이다.
박 의원은 이어 통합 반대 진영에서 전당원투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사실을 언급하며 "사법부의 인용여부를 떠나 참담하다"면서 "안 대표가 어머니로서 탄생시킨 국민의당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방치하면 당신은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2정치인이 아닌 국민을 승자로 만들겠다는 창당 초심이 재신임 투표, 합당 추진으로 상고시대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안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