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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러시아 1박2일 강행군 고집한 이유…‘청쓸신잡’ 첫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방문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박 2일 강행군을 마치고 밤 비행기로 귀국한 이유가 뒤늦게 알려졌다. 9월 6일 오전 8시께 출발해 이틀 밤낮을 꽉 채운 일정이었다.

[청쓸신잡 캡처]

[청쓸신잡 캡처]

청와대는 20일 ‘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청쓸신잡 1편’에서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얽힌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진행하고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수현 대변인,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이 패널로 참석했다. 해당 영상은 중국 순방 전인 11월 30일 녹화됐다.

문 대통령은 “내일 오전에 오면 되지 꼭 이렇게 저녁에 비행기 타고 돌아와야 하느냐”는 기자들과 참모진의 불만을 전해 듣고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서 일해야 하지 않겠나. 비용도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각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예정에 없던 ‘깜짝 행보’로 참모진이 당황했던 일화도 공개됐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낸 아이디어도 많았다고 한다.

[청쓸신잡 캡처]

[청쓸신잡 캡처]

문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참모회의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나와 같은 서민 출신인데 함께 시장을 방문하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윤 수석의 ‘1km 구보’ 사연도 언급됐다. 양 정상의 시장 방문 계획을 몰랐던 윤 수석은 한 손에 우산을 든 채 두 정상이 나란히 카트 타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가 카트가 갑자기 속도를 내서 대통령궁을 나가는 바람에 한참을 뛰었다는 후문이다.

[청쓸신잡 캡처]

[청쓸신잡 캡처]

윤 수석은 “카트가 궁 밖으로 나가길래 ‘아뿔싸, 이거 전에 잠깐 이야기 나왔던 시장가는 일정이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뛰기 시작했다”며 “본관에서 궁까지 500m 넘고, 여기서 시장까지 가는데 500m가 넘어서 1km 정도 된 거 같다고 하니 아무도 안 믿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상관인 윤 수석을 괴롭히는 게 취미라고 해서 윤 수석의 ‘제리’로 통하는 박 대변인은 “평소 윤 수석의 체력으로 봐서는 1㎞ 뛰었을 리가 없다. 한 100m 빠른 걸음으로 가고 1㎞로 느꼈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청쓸신잡 캡처]

[청쓸신잡 캡처]

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조계사를 깜짝 방문해 한국을 국빈방문한 스리랑카의 시리세나 대통령을 만난 것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 양 정상은 다음날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취임 후 3년간 수많은 나라를 다니며 정상회담을 했는데 공식일정을 시작하기 전 이렇게 환대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이 스리랑카와 저에게 큰 영광을 줬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청쓸신잡 캡처]

[청쓸신잡 캡처]

문 대통령의 ‘깜짝 행보’를 두고 경호상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 않으냐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 7월 한·독 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교민들과 직접 다가가 악수했을 때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었다.

이에 박 대변인은 “당시 독일 총리 비서실에서도 ‘서로 예정 없이 이런 인사를 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했고, 메르켈 총리도 굉장히 기뻐하고 행복해했다”며 “문 대통령은 국민이 가장 훌륭한 경호원이란 믿음을 가진 것 같다”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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