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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5월부터 훨씬 어려워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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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5월이면 토익 시험이 확 바뀐다.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난이도를 두어 출제한다. 말하기·쓰기 테스트도 곧 추가될 예정이다. 한 대학의 토익 특강에 많은 대학생들이 몰려 강의를 듣고 있다. [중앙포토]

오는 5월부터 토익(TOEIC)이 바뀐다. 토익 점수가 높아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변별력을 높일 수 있도록 문제가 바뀌고 더 어려워진다. 응시자들은 토익 유형을 잘만 분석해 눈치껏 시험을 보면 점수를 올릴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힘들게 됐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신입 사원들에 응시 자격 요건으로 제시하는 토익 점수는 그대로여서 취업하려면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기존 토익은 지문이 짧았다. 그래서 지문의 내용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해도 단어 몇 개만 알아들으면 유추해 답할 수 있었다.

새 토익은 지문을 길게 해 그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답하기 어렵게 한다. 읽기는 물론이고 특히 듣기 문제 풀기가 훨씬 힘들어진다.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듣기 테스트 (Listening Comprehension)'의 파트3 지문의 대화수가 기존 3마디에서 4마디로 늘어난다. 파트4 지문도 길어진다. 지문 1개당 답해야 하는 문항 수도 모두 3개로 늘어난다. 기존에는 2개가 보통이었고 간간이 3개인 지문도 있었다. 지문을 대충 알아들어도 2개 문항 정도는 눈치껏 답할 수 있으나 3개 문항을 다 풀려면 지문을 다 이해해야 한다고 토익위원회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때문에 장문 대화 훈련을 더 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어에 익숙한 것만으로도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영어 발음으로도 듣기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사무용 영어시험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읽기 테스트(Reading Comprehension)'도 더욱 까다로워진다. 파트7의 경우 기존 토익은 단순히 1개 지문을 읽고 정답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새 토익에서는 2개의 지문을 연결해 의미를 파악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바뀐다. 파트6 영역은 틀린 문장 고치기 문제였으나 중요 어휘나 표현을 채워 넣는 문제로 바뀐다.

문항 수도 조정된다. 풀기 쉬운 문제 수는 줄이고 지문을 늘려 풀기 어려운 문제를 더 늘렸다.

비교적 간단히 풀 수 있는 듣기평가의 사진 묘사 문제는 20문항에서 10문항으로 줄어든다. 파트6의 잘못된 부분을 찾는 '틀린 문장 고치기' 문제가 없어지면서 4개 공란을 채우는 문장완성 방식의 문제 12개가 새로 출제된다.

지문이 늘어나는 파트4 설명문 청취 문제는 10개로 늘어난다. 파트7 독해영역도 1문장과 2문장의 두 가지 질문형태로 8문제가 추가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입사 시험에서 영어 시험을 따로 치르지 않고 회사가 정한 수준의 토익 점수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에서만 186만 명이 토익시험에 응시하는 등 토익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토익 점수가 높은 사람이 실무 능력도 있음을 보여주는 쪽으로 바꾸게 된다"고 말했다.뿐만 아니다. 토익에 말하기와 쓰기 평가 영역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한국 토익위원회 관계자는 "토익 개발기관인 미국 ETS가 말하기와 쓰기 평가 툴을 개발하고 있다. 그 시험의 기본 설계와 조사 연구, 예시문항 작업을 마친 상태다. 구체적인 국내 도입 시기 등 세부적인 사항에 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올 4분기 중에 말하기.쓰기 평가가 첫 시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토익의 변별력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업.대학에서는 토익을 선발 및 자격 심사의 중요 자료로 삼고 있다. 입사 시험 전형 때 토익 시험 점수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일정 점수 이상을 따라 승진시키는 기업도 많다. 졸업 자격요건으로 두는 대학도 있다.

삼성전자는 730점(990점 만점), LG전자는 700점, 한진그룹과 GM대우.대우조선해양.KCC.한솔은 700점 이상자에 한해 응시자격을 주고 있다. 태광산업은 850점 이상 돼야 합격할 수 있다.

지난해 85개 공기업(정부산하기관 포함)과 27개 대기업의 채용기준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37%, 공기업의 65%가 토익.토플.텝스 등 공인 어학 점수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TS 관계자는 "새롭게 바뀌는 토익은 현행처럼 특정부분의 전문지식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기량을 측정하는 것이므로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영어환경에 더 많이 노출돼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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