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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보다폰재팬 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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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재일동포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사장이 이끄는 일본의 통신회사 소프트뱅크가 일 휴대전화 3위 업체인 보다폰재팬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일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양사도 협상이 진행 중임을 시인했다. 협상은 이르면 3월 중 타결될 전망이다. 인수 금액은 1조7000억~2조엔에 달해 일 기업의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유선전화(업계 3위), 휴대전화, 광통신사업을 아우르는 거대 통신기업으로 부상하며 일 통신시장을 놓고 업계 1위인 NTT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는 당초 시장 규모가 8조엔을 넘는 휴대전화 시장에 신규로 독자 진출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스스로 기지국을 세워 내년 4월부터 서비스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국적 기지국을 갖추는 데는 아무리 일러도 1년6개월이 걸리고 투자액도 5000억엔가량 들어간다.

여기에 각종 판매촉진비를 투입해야 한다. 게다가 올 11월부터 전화번호 변경 없이 통신회사를 바꿀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NTT와 KDDI(업계 2위)는 이미 요금 인하와 각종 서비스 제공 등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다소 돈이 들더라도 1500만 명의 고객과 전국 기지국을 갖고 있는 보다폰재팬을 조기 인수해 경쟁에 본격 참여하기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야후 등 인터넷의 콘텐트를 휴대전화와 연계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조기에 승부를 짓겠다는 것이다. 일 언론들은 이번 소프트뱅크의 보다폰재팬 인수를 "돈으로 시간을 사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업체인 영국의 보다폰은 2001년 10월 일본의 J폰을 인수, 일본 내 사업을 전개해 왔으나 NTT와 KDDI에 눌려 시장점유율이 16.7%에 머무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본 사업을 접고 인도와 동유럽 쪽으로 경영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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