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안잡나 못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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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치깡패「용팔이」, 안잡는가 못잡는가.
제6공화국 출범을 눈앞에 두고 「민화위」의 광주사태논의 등 5공화국의 묵은 얼룩을 지우는 노력들이 온 국민의 눈과 귀를 모으고 있으나 구시대의 「공작정치」「폭력정치」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시민들의 큰 분노를 자아냈던 「용팔이 사건」은 10개월째 미궁을 헤매고 있다.
지난해 4월20∼24일 사건직후 전국 3개 경찰서에 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지명 수배령이 내러졌던 「용팔이」는 배후조종자로 알려진 전 신민당 청년1부장 이선준씨(46)등과 함께 종적을 감춰 현재까지 76명중 65명만이 자수 또는 검거되고 11명의 주동자는 단1명도 검거되지 않은채 미해결로 남아 어쩌면 5공화국의 얼룩이 6공화국에까지 넘겨질 전망이다.
특히 「용팔이」김용남씨(38·전과7범·서울 방배1동324의3)는 그동안 서울·전주 등 유흥가를 드나드는 모습이 여러차례 목격됐고 집에도 6차례나 전화를 걸어오는 등 주변을 맴돌고 있는데다 시중에는 이 사건에 모기관이 깊숙이 간여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경찰수사가 못잡는 것이 아니라 안잡는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민주화새시대가 6공화국의 지표라면 「용팔이」사건이야말로 먼저 해결해 일체의 의혹을 씻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궁수사=경찰은 당초『정당내부문제』라는 이유로 정치깡패들의 폭력·난동을 외면해오다 사건발생 3일만인 지난해 4월25일 서울 관악·인천·수원 등 3개 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난동현장을 찍은 비디오필름을 분석, 관련폭력배 76명을 수배, 이중 자수 또는 검거한 조무라기깡패65명은 대부분 불구속으로 풀어주었으나 정작주범인 「용팔이」김씨와 신민당청년부장 이씨 등 주동자 11명은 아직까지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처럼 수사가 지지부진, 진전이 없자 인천·수원·관악 등 3개 경찰서에 설치했던 수사본부를 사실상 해체, 현재는 관악경찰서 형사 1개반이 수사전담반으로 수사를 벌이고있으나 이나마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본부 해체가 가져올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 매달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수사연장을 품신, 수사명맥을 유지하고있다.
권성기 치안본부 폭력과장은 『9개월동안 최선을 다해 수사를 해왔지만 경찰의 한계 때문에 수사에 진전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김의 검거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용팔이행적=김씨는 그동안 서울·전주 등을 오가며 술집 등 유흥가를 드나드는 모습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 목격됐고 집으로도 6차례 자수 뜻을 비추는 전화를 걸어오는 등 경찰주위를 맴돌며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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