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게임처럼…국산 자주포 K9 조종 시물레이터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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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 개발한 K9 조종 시뮬레이터. [사진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청이 개발한 K9 조종 시뮬레이터. [사진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청은 4일 국산 K-9 자주포 조종수 훈련에 쓸 ‘K9 조종 시뮬레이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K9 조종 시뮬레이터는 육군 포병학교에 배치해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 조종수가 조종과 전술을 숙달할 수 있도록 돕는 훈련 장비다. K9 조종 시뮬레이터는 요즘 인기가 많은 탱크 조종 시뮬레이션 게임의 최고급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 K9 조종실을 그대로 가져왔고 조종간을 움직이면 그에 따라 조종실이 상하 또는 좌우로 동작한다.

K9 조종 시뮬레이터 훈련에 쓰이는 영상. 조종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케 한다. [사진 방위사업청]

K9 조종 시뮬레이터 훈련에 쓰이는 영상. 조종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케 한다. [사진 방위사업청]

K9 조종 시뮬레이터는 현재 육군이 운용 중인 K55 조종 시뮬레이터와는 달리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실전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방사청이 설명했다. K55 조종 시뮬레이터는 이미 입력한 상황만 훈련할 수 있다. 그러나 K9 조종 시뮬레이터는 필요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입력할 수 있다.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K55 조종 시뮬레이터는 정해진 게임만 할 수 있고, K9 조종 시뮬레이터는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추가할 수 있다.

K55 조종 시뮬레이터의 경우 평면 스크린이어서 볼 수 있는 각이 작다는 불만이 있었다. 그러나 K9 조종 시뮬레이터는 곡면 스크린을 갖춰 시야각이 수평 210도, 수직 60도에 달해 훈련에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K9 조종 시뮬레이터 모습. 실제 국산 자주포 K-9 조종실을 그대로 옮겨온 것처럼 만들어졌다. [사진 방위사업청]

K9 조종 시뮬레이터 모습. 실제 국산 자주포 K-9 조종실을 그대로 옮겨온 것처럼 만들어졌다. [사진 방위사업청]

K9 조종 시뮬레이터는 작년 2월 연구개발이 시작돼 지난달 시험평가에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방사청은 K9 조종 시뮬레이터의 국방규격을 제정해 전력화할 예정이다.

조종 시뮬레이션 게임은 오래전부터 군사 훈련용으로 사용됐다. 미 육군은 1980년 탱크 게임인 ‘배틀존(Battle Zone)’을 응용해 장갑 보병 전투차량인 브래들리 훈련장비(시뮬레이터)를 만들었다. 배틀존은 탱크를 몰아 적 탱크를 격파하는 게임이다.

이와 같은 게임을 응용한 시뮬레이터는 점점 더 진화해 요즘은 헬기ㆍ전투기ㆍ탱크 조종훈련에서 필수 과정이 됐다.

미 육군이 게임기 회사인 아타리와 손잡고 개발한 보병전투차량(IFV) 브래들리 트레이너. 1980년대 기술의 한계가 보인다. 그러나 당시로선 최첨단 3D 그래픽이었다. [사진 The Arcade Blogger]

미 육군이 게임기 회사인 아타리와 손잡고 개발한 보병전투차량(IFV) 브래들리 트레이너. 1980년대 기술의 한계가 보인다. 그러나 당시로선 최첨단 3D 그래픽이었다. [사진 The Arcade Blogger]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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