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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낙방생「새 출발 설계」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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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후기대 합격자 발표가 시작되면서 수험생과 그 가족들의 웃음과 한숨이 또 한차례 엇갈리고 있다. 최근 「대학입시 실패자=인생 낙오자」라는 터무니없는 등식을 깨기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서울YMCA(732-8291)는 대입 낙방생들에게 「격려녹음테이프 보내기」운동을 펴고 있다. 서울Y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신청할 경우 ▲삶의 지혜와 용기를 줄수 있는 저명인사들의 이야기 테이프 ▲정서안정을 위한 고전음악테이프 ▲시낭송 테이프중 한가지를 보내준다. 또 8∼13일에는 낙방생을 위한 특별상담(면접·전화·서신상담)도 실시한다.
서울청소년지도육성회(267-2112)는 2월말까지를 「졸업생을 위한 특별상담기간」으로 선정, 진로 및 재수생의 학업계획 등을 집중적으로 상담한다. 진로계획에 참고가 될수 있도록 성격 및 적성검사도 병행한다.
오는 8일 0시5분부터 약1시간동안「재수」를 주제로 진행될 MBC라디오의 『제3교실』프로그램에서 전화 및 서신상담을 맡는 청소년지도육성회 이규미 실장은 『「재수는 필수고 삼수는 선택」이라는 식으로 모든 낙방생이 재수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낙방생의 이번 대학입시 성적과 적성·성격·가정환경 등을 종합적·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재수여부를 결정하라는 얘기다.
춘천YMCA(0361③9722)는 오는24∼26일 제주도 다락원 캠프에서 낙방생과 그 학부모들을 위한 「새출발 캠프」를 연다. 낙방생 가족들이 겪기 십상인 심리적 혼란과 좌절 및 낭패감을 씻고 평온한 마음으로 앞날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
교육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집단상담, 진로문제의 여러 측면에 관한 강의, 한라산 등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이「대인스트레스」나 「낙방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스스로 「최선의 선택」을 할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 각종 사회단체들이 대입합격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만 신경썼던데 비하면 올 들어 낙방생 대상의 프로그램이 부쩍 많아진 셈이다. 그러나 75만명이 넘는 대인지원자 가운데 낙방생은 약55만명, 합격자는 20만명 정도로 낙방생이 「절대다수」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낙방생에 대한 배려는 아직도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YMCA 청소년상담실 이명용 실장은 『합격자 발표가난 뒤 낙방생과 그 가족들이 열등감·수치심 등에 시달리지 않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뒤 볼것 없이 무조건 대학은 가고 볼일」이라는 맹목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일찍부터 진로지도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올해 안으로 「진학」아닌 「진로」전문상담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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