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트럼프, 대북지원 '그럴 수 있겠다' 반응 …日 언론 악의적 보도에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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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2일 새벽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오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에 대해 ‘화를 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것과 관련해 “한·미·일 정상 간 만남을 둘러싼 악의적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와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일본의 통신과 방송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대북 취약계층 돕기용 800만 달러 지원 결정에 미·일 정상들이 부정적 견해를 표한 것으로 보도하며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수행하는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화를 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며 “그러나 현장에 배석한 우리 관계자는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의도적 왜곡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날 한·미·일 정상회동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처음 꺼냈으며, 이에 문 대통령이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그럴 수 있겠다'고 호응하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윤 수석은 “정상 간 만남에서 대화 내용은 공식 브리핑 외에 언급하지 않는 것이 외교적 관례이고 또 제3국에 대해 언급한 것은 그 자체로 결례”라며 “이 같은 행태가 한·일 간 우호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하는바”라고 말혔다. 이어 “외국 언론 보도를 확인하지도 않고 받아 쓴 국내 언론에도 마찬가지로 유감을 표한다”며 “오보는 받아써도 오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은 일본 언론이 마치 한·미·일 정상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두고 이견이 있는 듯 보도함으로써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한·미와 한·미·일 정상회담과 유엔에서 다자 정상외교를 통해 고강도 압박·제재를 가하되 궁극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유지한 성과를 폄훼하려는 시도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를 차단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의미다.

앞서 닛폰 TV는 한·미·일 정상 오찬에서 미·일 정상이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에 대해 “지금이 그럴 때인가”라며 문 대통령을 추궁했다고 보도했다. 닛폰 TV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화를 냈다. 이로써 인도적 지원은 당분간 실행이 어렵지 않겠냐”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밀월 관계인 미·일 정상과 문 대통령과의 거리감이 드러나는 모양새였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대북 지원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손상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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