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건설사업소가 비둘기를 막겠다며 교각 아래 설치한 철망에 비둘기들이 산 채로 갇혀 논란이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미디어 공감'에는 '철망 속에 갇혀 죽어가는 비둘기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 로터리 도시고속도로(번영로) 진입 고가도로 부근 교각입니다"라며 철망이 설치된 곳을 알렸다.
영상 속에는 교각 사이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는 비둘기 여러 마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철망 구멍 사이로 목을 빼고 탈출하려 애쓰는 비둘기도 있고, 새끼나 친구를 찾는 듯 안으로 들어가려 애쓰는 비둘기들도 있었다. 심지어 철망 때문에 죽은 비둘기의 사체도 주변에 널려있었다.
영상이 공개된 다음 날 3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페이스북에 '생매장당하는 비둘기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그동안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도 충격적입니다"라며 "저희가 오전에야 알고 남구청 당직실로 연락 후 근처에 계시는 팀장님께서 현장을 나갔습니다"라 전했다.
이어 "오전 일찍 일부 철거 작업을 하고 갔다는데, 여전히 갇혀있는 22번 교각의 비둘기들을 발견해 현장에 나와 있던 구청 직원의 허락으로 저희 팀장님이 직접 올라가 뜯고 비둘기들을 내보냈습니다"라 알렸다.
그리고 "교각 밑 차들에 비둘기 배설물로 피해가 커 설치한 것이라는데, 안을 제대로 확인 안 하고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라 전했다.
부산 남구청은 지난 3일 일부 철거 작업을 진행한 뒤 4일 건설사업소를 통해 교각 아래를 전면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 전해졌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