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갑상선암 일으키는 유전자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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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25%가 갖고있는 'NRG1' 이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포토]

한국인의 25%가 갖고있는 'NRG1' 이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포토]

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인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갑상선암은 유전성이 높다. 갑상선암 원인의 50%가 유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 가족력은 서양에서는 약 4~5%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9.6%로 두배 가까이 높다.

갑상선암 원인 절반이 유전, 국내 환자 가족력 9.6% #'NRG1' 유전자 변이가 갑상선암 발병 높혀 #한국인 25%가 'NRG1' 유전자 보유 #서울의대·국립암센터 연구 결과 #"인종따라 다른 갑상선암 유전적 원인 밝히는 데 기여"

서울의대(김종일·박영주·손호영)와 국립암센터(이은경·황보율) 연구팀은 한국인의 25%가 갑상선암과 연관 있는 ‘NRG1’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은 갑상선암 환자 1085명과 환자가 아닌 한국인 8884명을 대상으로 유전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인에게는 NRG1 유전자가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데 깊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RG1 유전자 변이가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 낸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25%가 NRG1을 갖고있었다.

갑상선암은 발병 원인의 50%가 유전일 정도로 유전성이 높다. [사진 서울대병원]

갑상선암은 발병 원인의 50%가 유전일 정도로 유전성이 높다. [사진 서울대병원]

현재까지 서구인에서 찾아낸 갑상선암 연관 유전자변이는 ‘FOXE1’이다. 하지만 아시아인의 7~8%만 ‘FOXE1’ 유전자를 갖고있다. 또 아시아인에서 ‘FOXE1’과 갑상선암의 연관성은 서양인의 절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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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또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구조 7개(VAV3·PCNXL2·INSR·MRSB3·FHIT·SEPT11·SLC24A6)를 찾았다. 이전까지 갑상선암과 관련됐다고 알려진 유전자변이 세가지(FOXE1·NKX2-1·DIRC3)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박영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종에 따라 특정 유전자 변이가 갑상선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갑상선암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데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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