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고용률, 한숨 돌린 실업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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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내수, 투자 경제 각 부문 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지는 고용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 30만명 이상씩 증가하고, 고용률·실업률 또한 조금 나아졌다.

5월 취업자수가 1년 전보다 37만5000명 늘어났다. 하지만 2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취업자는 감소했다.

5월 취업자수가 1년 전보다 37만5000명 늘어났다. 하지만 2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취업자는 감소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7만5000명 증가했다. 지난 3~4월 두 달 연속 40만명 이상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증가폭이 좀 줄긴 했지만 4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증가하는 꾸준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16만2000명, 8.8%↑)·교육서비스업(8만명, 4.3%↑)·부동산업및임대업(5만8000명, 10.3%↑) 등에서 늘었다. 건설업은 대규모 주택 준공 물량의 마무리 공사 진행 등으로 일용직 중심의 고용 증가세가 이어졌다. 운수업(-4만4000명, -3.1%)과 금융및보험업(-2만명, -2.6%) 등은 감소했다.

취업자 4개월 연속 30만명대 증가 #건설업 일용직 증가가 상당수 #제조업 취업자 감소, 자영업자 증가도 계속 #20대는 인구 늘었는데도 취업자 감소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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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은 61.3%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남자가 71.7%, 여자가 51.3%로 둘 다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올랐다. 4월보다도 0.4%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2000명 줄어든 100만3000명이었다. 실업률은 0.1%포인트 하락한 3.6%로 나타났고, 이중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0.4%포인트 떨어진 9.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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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용 회복의 본격 신호탄으로 보긴 이르다. 실제 고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5000명 줄었다.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째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자영업자 증가도 멈출 줄 모르는 상황이다. 5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만1000명 늘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이른 퇴직으로 새 일자리를 찾으려는 중장년이 늘고 있는데 기업이 중장년 일자리 확대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자영업자가 계속 늘고 있는 건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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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이 좀 낮아지긴 했지만 본격적인 고용의 질 개선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한 건 50대 이상이었다. 60세 이상에서 27만8000명, 50대에서 14만명이 각각 증가했지만 30대와 20대는 각각 1만7000명, 1만명 감소했다. 30대는 인구가 크게 줄어 취업자가 감소한 것이지만 20대는 인구가 늘었음에도 취업자가 줄었다.

구직단념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좋은 신호가 아니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을 할 수 있지만 노동시장의 사유에 따라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말한다. 5월 구직단념자는 50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2000명이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8월(8만5000천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런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생 등을 반영한 청년고용지표3은 22.9%로 전년 동월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숫자로는 119만명이다. 청년고용지표3는 실질 청년실업률로 해석되기도 한다.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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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5월 취업자 증가는 건설업 일용직 증가 등에 기인한 것이고, 20대 중심의 청년 취업난은 심화하고 있다”며 “추경 등 적극적 거시정책과 청년 및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의 질을 개선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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