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연말부터 AI스피커 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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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애플이 아마존과 구글이 양분하고 있는 홈스피커 시장에 진출한다.

음악 4000만 곡 재생 가능한 ‘홈팟’ #349달러로 구글·아마존의 2~3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기조연설에서 “홈팟(HOMEPOD·사진)은 정말 멋진 새로운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에코’, 구글 ‘구글 홈’이 양분하고 있는 AI 스피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애플이 이번에 공개한 홈팟은 30㎝ 높이의 스피커 형태로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종이다. 아이폰과 같은 A8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6개의 마이크로폰을 장착해 사용자의 음성 인식 기능이 탁월하다. 게다가 음성인식 비서기능인 ‘시리(Siri)’를 앞세워 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메시지 송신이 가능하며, 스케줄 알려주기와 주가·교통상황 점검 기능까지 갖췄다.

애플은 홈팟의 가격을 349달러(약 39만원)로 책정했다. 구글(129달러), 아마존(180달러)에 비하면 두세 배 가까이 비싼 편이다. 애플이 자신만만한 배경은 애플뮤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4000만 곡 이상을 갖고 있는 애플뮤직을 바탕으로 전 세계 사용자가 언제든 원하는 음악을 홈팟을 통해 재생할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의 홈스피커가 주로 음악 플레이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애플 측은 “음악 플레이에 비중을 둔 스피커여서 고가정책이 불가피했다”면서 “음질이 경쟁사의 홈스피커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팟의 제품 출시는 오는 12월 미국·영국·호주부터 시작된다.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본격 등장해 아마존·구글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삼성 갤럭시S8에 내장돼있는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와 한판 승부도 불가피하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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