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도용 왜 했을까… 게임 아이템 수집 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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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엔씨소프트의 조사 결과 도용 아이디(ID) 가운데 'xi…'처럼 중국어와 비슷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 가입자는 사흘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리니지에서 대규모 명의 도용 사태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무료 이용기간 동안 얻은 아이템을 월 3만원씩 내야 유지할 수 있는 주 계정으로 옮긴 후 도용한 계정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아이디를 도용 당한 사람은 리니지 게임에 접속하지 않는 한 도용 사실 자체를 모를 수밖에 없다.

온라인에서 사기를 치기 위해 명의를 도용했다면 피해는 커진다.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게임 계정을 만든 뒤 이들 명의로 사이버 머니를 사서 다른 사람에게 현금을 받고 되팔거나 있지도 않은 아이템을 팔겠다고 한 뒤 돈을 챙기는 등 사기를 칠 수 있다. 명의를 도용 당한 사람은 실제로 사지도 않은 사이버 머니 값을 내라는 독촉을 받거나 사기 거래를 했다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김동철 정통부 정보통신기반 대응팀장은 "근본적으로는 아이템을 돈으로 거래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하지만 게임산업 육성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통부는 이달 말께 '온라인게임정보 보호협의회'를 구성하고 사이트 7만 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한편 게임사이트에 접속하는 PC에 자동으로 방화벽 프로그램을 깔아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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