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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볼보 2006년형 '컨버터블 C70' 두바이서 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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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하드 탑을 열고 닫는 모습. 30초만에 변신이 가능하다.

볼보의 2006년형 컨버터블 C70 테스트 드라이브가 두바이에서 열렸다.

2인1조로 440㎞ 구간을 달리는 게 과제로 주어졌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하트포트 호텔과 산꼭대기에 있는 제벨 하핏 머큐어 호텔을 거쳐 두바이 하얏트호텔로 돌아오는 코스다.

시승에 앞서 차를 점검해 봤다. 지붕(탑)을 열면 오픈카로, 지붕을 닫으면 세단으로 바뀌는 컨버터블의 매력은 한 대로 두 대의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 뉴 C70은 천으로 만든 소프트 탑 방식이 아닌 스틸 하드 탑을 채택했다.

키를 꽂으니 계기판이 일제히 깜빡인다. 직렬 5기통 2500㏄ 터보엔진은 시동이 걸렸는지조차 못 느낄 정도로 조용했다. 핸들은 한 손가락으로 돌려도 충분할 만큼 부드럽다. 버튼을 누르니 하드 탑이 자동으로 열리고 합쳐지면서 트렁크 안으로 사라졌다. 불과 30초. 트렁크를 열어보니 아직 골프백 2개를 실을 여유가 있다.

지붕을 벗긴 채 두바이 시내로 나섰다. 잠시 길을 잃고 시내를 헤매다 아부다비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금방 시속 180㎞를 뛰어넘더니 엔진회전수가 4000rpm을 넘어서자 시속 210㎞까지 속도가 오른다. 추월한 차들이 룸미러 속에서 한순간 점으로 바뀌어 사라진다. 귓전을 때리는 바람소리에 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 시속 200㎞를 넘었는데도 떨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신호대기 땐 느껴지던 산들바람도 속도를 올리니 오히려 안면을 때리지 않는다. 윈드 블록커(wind blocker)가 앞유리 뒤쪽에서 발생하는 난기류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투명막이 좌석을 감싸듯 보호하기 때문에 오픈카로 달리더라도 머리가 헝클어지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지도를 보니 어느새 오만에 들어섰다. 특별한 국경 표시가 없어 그냥 지나친 것이다. 이제부터 1000m 산 정상으로 달려가야 한다. 구불구불 가파른 돌산을 시속 40~70㎞로 오르니 발 아래 까마득히 '알 아인'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주행의 절반을 마친 것.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하드 탑을 씌웠다. 이젠 영락없는 세단이다. 오디오를 틀자 12개의 스피커에서 뿜어내는 소리가 바람을 일으킬 정도다. 내리막 길에서 이리저리 핸들을 꺾어봤다. 스포츠형 시트가 온 몸을 조이듯 받쳐준다. 뒤틀림 방지 시스템 때문인지 쏠림 현상도 견딜만 했다. 안전을 중시하는 볼보의 철학이 그대로 적용된 듯하다. 커튼형 에어백이라던가 뒷좌석 개별 시트, 그리고 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친 내장 인테리어도 기존 모델에 비해 한층 강화된 것들이란다. 출발지로 돌아오니 주행거리가 530㎞. 지도 거리보다 90㎞를 더 돌아다닌 셈이다. 이 차는 4월 부산 모터쇼 때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시판은 하반기께 이뤄질 예정.

두바이=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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