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후보수락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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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나는 오늘 이땅에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화와 통일이 이뤄지는 새시대를 개막하고자 이나라의 모든 민주국민과 당원동지들의 뜻을 받아들여 대통령후보 지명을 엄숙한 마음으로 수락한다.
동학혁명, 3·1운동, 4·19등의 민중·민족·민주 의지를 총체적으로 표현한것이 광주의거였다.
이 정신이 6월투쟁에서 더한층 승화되고 완성된 단계로 진전됐다. 이런 의미에서 6·29선언은 국민의 위대한 투쟁에 의해 쟁취된 민중의 승리다.
이 정권은 폭력의 탄압으로는 더이상 유지할수 없는 권력을 선거라는 위장 아래 이를 계속 움켜쥐려고 기도하고 있다. 전두환정권과 민정당은 노태우씨의 당선을 위해 전권력을 동원해 온갖 부정을 감행하고 있다.
이것은 야당할 각오로 민주선거를 하겠다던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노태우씨는 만일 공명선거가 실시되면 후보가 몇명이건 결코 당선의 여지가 없는 사람이며 그의 패배는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노태우씨가 당선된다면 그것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선거를 감행한 결과인데 나는 6월투쟁에서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우리 국민이 결단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을 가지고 선언한다.
전두환씨와 노태우씨는 말로만 공명선거를 떠들게 아니라 거국중립내각 구성요구에 즉각 응해야 한다.
이것만이 순조로운 민주화를 보장하는 동시에 전두환씨의 안전한 정계은퇴를 가져오는 유일한 길이다.
12월선거의 의의는 완전한 군정종식과 진정한 민간정부의 회복에 있다. 이것이 내가 대통령후보 추대를 수락하는 가장 직접적 이유다.
평민당은 중산층과 근로대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정당사상 최초의 정당이다.
나는 평화공존·평화교류·평화통일의 3단계 과업중두가지를 이루어 평화통일을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
다음 민주정권의 첫번째과제는 광주사태 해결이다. 피해당사자인 내가 화해당사자로 적격이라 생각한다.
나는 비록 야당의 단일후보는 아니지만 이나라 재야민주세력이 지지하는 유일한 후보다. 나는 완전한 군정종식·정의경제·군부중립·자주외교·통일추진을 열망하는 모든 국민, 특히 젊은 세대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있다.
지난71년 선거때도 공명선거를 확보하지 못해 승리를 도둑질 당했었다. 부정선거를 통해서 또다시 승리를 훔치려는 정부·여당의 흉계를 6월 투쟁에서 보여준 국민의 위대한 힘으로써 분쇄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내가 평화민주당을 창당하고 대통령후보로 출마한것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나의 포기할수 없는 사명감에서 연유한 것이다.
양심과 신념속에 뭉친 여러분의 힘이 6월투쟁의 승리를 가져왔듯이 이번 선거에서도 위대한 승리를 가져올수 있도록 적극적인 성원을 보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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