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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써봤습니다] 손 안에 쏙 G6, 화면은 극장 스크린 처럼 몰입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진화에는 방향이 있다. LG전자의 새 스마트폰 G6를 쥐어본 뒤 든 생각이다. 71.9mm 너비의 본체는 손에 쏙 들어온다. 그런데도 5.7인치 대화면이다. 상하 좌우의 테두리(베젤·bezel)를 확 줄인 베젤리스 디자인, 이른바 ‘풀비전’ 디스플레이 덕이다. 베젤리스 디자인은 올해 출시될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의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8에서 베젤을 크게 줄인 18.9대 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걸로 알려져있다.

베젤 최소화로 18대 9 화면 만들어 #앞뒤 카메라 모두 듀얼 기능 탑재 #SNS에 활용 쉽게 스퀘어샷도 가능

18대 9의 화면 비율은 지금까지 16대 9의 비율에 익숙해진 탓인지 처음엔 어색했다. 카메라 셀카 모드를 작동시켰다. 세로로 보면 위아래가 허전하고 가로로 보면 양옆의 공백이 지나친 것 같다. 그런데 5분 정도 G6를 만지작거리다 옆에 놓은 16대 9 화면의 예전 폰을 들여다 보니 생경하다. 왜 위아래로 쓸데없는 테두리가 이렇게 넓은 걸까. 투박하구나. TV가 그렇게 진화했듯, 이렇게 위아래 베젤이 도톰한 스마트폰은 시장에서 서서히 사라질 거란 예감이다.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봤다. ‘압도적 몰입감’은 LG전자가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내놓으며 가장 강조한 포인트다. 영화를 재생시키니 이 말 뜻을 알겠다. 보통 극장서 상영되는 영화는 화면 비율이 21대 9다. 그동안 16대 9의 디스플레이에선 양옆 상당 부분이 잘린 화면을 본 셈이다. 풀비전에선 위아래에 검은 공백이 조금씩 잡힐 뿐, 영화의 전체 화면이 펼쳐진다. G6를 들고 우주 풍경을 감상하니 나름 ‘ 손안의 영화관’같다. 하지만 몰입감을 맛볼 수 있는 콘텐트는 영화 정도다. 유튜브에 올라온 대다수의 UCC(사용자제작콘텐트)나 TV 콘텐트들은 16대 9의 비율로 제작돼 양옆에 검은 공백을 둔 채 재생된다. 기존 스마트폰과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스마트폰 전문가 최형욱 IT칼럼니스트와 함께 써 본 LG전자 G6. 후면 듀얼카메라의 일반각(위 사진)과 각 촬영모드(아래 사진)를 비교해 본 모습. 커피잔만 화면에 꽉 차던 일반각과 달리 광각 모드에서는 테이블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스마트폰 전문가 최형욱 IT칼럼니스트와 함께 써 본 LG전자 G6. 후면 듀얼카메라의 일반각(위 사진)과 각 촬영모드(아래 사진)를 비교해 본 모습. 커피잔만 화면에 꽉 차던 일반각과 달리 광각 모드에서는 테이블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스마트폰 전문가 최형욱 IT칼럼니스트와 함께 써 본 LG전자 G6. 후면 듀얼카메라의 일반각(위 사진)과 각 촬영모드(아래 사진)를 비교해 본 모습. 커피잔만 화면에 꽉 차던 일반각과 달리 광각 모드에서는 테이블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스마트폰 전문가 최형욱 IT칼럼니스트와 함께 써 본 LG전자 G6. 후면 듀얼카메라의 일반각(위 사진)과 각 촬영모드(아래 사진)를 비교해 본 모습. 커피잔만 화면에 꽉 차던 일반각과 달리 광각 모드에서는 테이블 전체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카메라는 LG전자 스마트폰이 오래 공을 들여온 차별화 무기다. 이번에도 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는 일반각(71도)과 광각(125도) 카메라를 모두 1300만 화소로 끌어올렸다. 전면 카메라를 500만 화소로 장착한 건 아쉽다. 셀카폰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를 감안해 최신 스마트폰들은 갈수록 전면 카메라에 공을 들이는 데 이를 못따라간 듯하다.

정사각형의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SNS에 올릴 수 있는 스냅샷 기능.

정사각형의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SNS에 올릴 수 있는 스냅샷 기능.

카메라 촬영 모드에서 아기자기한 디테일에 신경을 쓴 점은 돋보인다. 18대 9의 화면이 정사각형 두개로 나눠진다는 점을 활용한 1대 1 비율의 ‘스퀘어샷’이 대표적이다. 정사각형 사진이 올라가는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모드인데다, 연속 촬영한 사진 네 장이 바둑판처럼 붙어 한장의 파일로 생성되기도 한다. 음식 사진이 더 때깔 좋게 찍히는 ‘음식’ 모드 같은 기능도 SNS를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에겐 쏠쏠한 재미를 줄 것 같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퀄컴의 지난해 모델인 스냅드래곤 821로 장착한 건 약점으로 지적된다. 갤럭시S8 등 상반기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엔 퀄컴 스냅드래곤 835가 주로 장착될 전망이다. 89만원대의 ‘착한’ 출고가를 감안할 때 모든 면에서 최고 사양을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현실적 분석이다.

전작 G5의 실패를 부른 모듈폰 컨셉을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간 점, 혁신에 집착하기보다 소비자 사용성에 초점을 맞춘 점 등은 높이 살 만하다. 저만치 멀어지고 있는 애플·삼성, 어느새 쫓아와버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사이에 낀 LG전자가 튀는 전략 대신 묵묵히 자기 자리를 다지는 모습을 더 많은 소비자가 보고싶어할 것 같아서다. G6는 10일 국내 이동통신사 3사를 통해 출시된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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