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사람 죽음 보살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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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거리에 버려진 부랑인과 정신질환자들을 모아 인간구원의 뜨거운 형제애를 나누는 천주교 사회복지시설 충북 음성꽃동네 (회강 오웅진신부) 가 15일상오 「임종의 집」 을 준공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알콜중독자 요양원을 기공한다.
「임종의 집」(노인요양원)은 병들고 굶주린채 길가에서 죽어 가는 걸인과 정신이상자들의 육체적·정신적 임종을 돌보기 위한 구원시설이다. 지상 6층, 연건평 1천2백평에 3백명의 수용이 가능한 이 시설은 흴체어를 탄채 목욕을 할 수 특수시설등을갖추고 소외된 형제들의 죽음이 영생에 이르도록 부활의 소망을 다지게 하는 「부활의 집」 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15일 기공,·금년4월4일 착공한 「임종의 집」 총 공사비는 10억원 (자체부담 4억원, 국고및지방비보조 6억원).
「임종의 집」 은 꽃동네에 현재 수용중인 9백85명(부랑인 5백85명, 정신질환자4백명)중 65세이상의 중환자들을 입주시켜 임종까지의 삶을 보살핀다는 것이다.
이 시설은 걸인들의 대부로 헌신의 삶을사는 오신부의 꽃동네설립에 최초인연이 된 최귀동할아버지가 지난해 수상한 가톨릭대상 상금 1백20만원을 소외된 사람들의 죽음을 돌보아줄 시설을 마련해달라고 내놓음으로써 시작됐다. 『얻어먹을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인 동냥하던 걸인들 의 「소외」 를 감싸 안아주면서 그들의 평화로운 죽음과 부활을 약속해즐 구원의 집「임종의 집」은 우리 나라의 첫 임종복지시설이다.
내년 10월 준공예정인 꽃동네의 알콜중독자 요양원은 현행 사회복지법에도 포함돼있지않은 알콜중독자들을 위한 최초의 복지시설로「임종의 집」 과 같은 규모로 10억원의 총공사비를 들여 건립한다.
알콜증독자요양원 건립에는 대규모 양조업체인 진노에서도 회개의 심정에서 물심양면의 지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평 7백평에 2백개 법상을 갖추게될 꽃동네 병원 역시 내년 10월 준공, 외과· 내과· 치과· 방사선료·임상병리실을 갖추고 꽃동네 수용 형제들을 돌보게된다. 의료진은 현재도 보사부지원으로 상주하고 있는 공중보건의 2명과 자원봉사자 간호원·의료기사등으로 충당한다.
알콜중독자 요양원이나 병원은 꽃동네회원 (14만명)들의 회비 (월 1천원) 와 독지가들의 지원을 받아 일체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자신을 일체화시킨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른 오신부 (43)의 노력으로 이룩된 꽃동네 공동체는 이번 「임종의집」 준공과 알콜중독자요양원 기공을 계기로 한국사회복지사업의 질을 한차원 높인 선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음성=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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