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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촛불에 타죽고 싶나" 황교안 "삿대질하지 마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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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로 언성을 높였다.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연가를 내고 불출석한 두 사람의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다투면서다.

하 의원은 두 사람의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본회의장 화면으로 보여준 뒤 “경악한 것은 불출석 사유서가 내용이 똑같다. 서명자 이름만 다르고 똑같은 내용”이라며 “두 사람이 따로 따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배후세력이 있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청문회에 대한 의도적인 회피고, 조직적인 회피”라며 “연가를 허용해준 부서장의 경질을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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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은 하 의원이 황 권한대행에게 “관련자들을 모두 법에 의해 처벌하겠다, 고발하겠다 말하라”고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하태경 의원=불출석사유서를 작성하는 데 도와주고 조직적으로 빼돌린 사람들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조사하겠다고 답변하시고, 그 관련자들을 모두 법에 의해 처벌하겠다, 고발하겠다 말씀해주십시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지금 그런 말을 여기서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하 의원=조사하겠습니까? 안 하겠습니까?

▶황 권한대행=내용을 알아보겠다는….

▶하 의원=이 자리에서 답변해주십시오. 이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국회에 대한 모독입니다. 어떻게 직무정지돼있는 대통령, 그 청와대가 도피를 시킨 겁니까? 이 자리에서 황교안 총리가 명백히 답변하지 않으면 황교안 총리가 그 배후에 있다고 의심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또 다시 최순실에게 부역한다는 그런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촛불에 타 죽고 싶습니까?

▶황 권한대행=함부로 말씀하지 마십시오!

▶하 의원=조사할 겁니까? 안 할 겁니까?

▶황 권한대행=제가 말씀드렸습니다. 부역이라뇨, 부역은. (중략) 그리고 말씀하실 때 삿대질 하지 마십시오.

▶하 의원=저 삿대질한 적 없고.

▶황 권한대행=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하 의원=조사할 겁니까? 안 할 겁니까?

▶황 권한대행=말씀을 드렸습니다.

황 권한대행과 하 의원은 이후 몇 차례 질의응답을 더 주고받으며 언성을 높였다. 황 권한대행은 이영선ㆍ윤전추 행정관이 청문회에 참석하는 문제에 대해 “당사자가 가지 못하겠다, 어렵다고 한다면 제가 가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하 의원은 “청와대 경호실과 비서실 등이 출석을 거부하는데, 이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황 총리밖에 없다”며 황 권한대행의 적극적 대처를 계속해 요구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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