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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이 미국에서 성공하는 진짜 이유

미주중앙

입력

보수논객 숀 해니티가 줄곧 주장해 온 말이 있다. 소수계도 열심히 일하면 미국에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항상 아시안을 예로 꼽았다. "아시안의 중간소득이 이제는 백인보다도 높다. 여기에는 교육열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해니티뿐 아니라 대다수 논객이 아시안의 성공 원동력으로 '교육열'을 꼽는다.

'성공의 색깔' 엘런 우 신간 출간
통상 '뜨거운 교육열' 보다는
부정적 인종편견 별로 없어서
'아시안도 포용' 시선 달라져

하지만 아시안의 지위향상에는 교육열보다 아시안에 대한 미국내 인종차별과 편견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색적인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역사학자 엘런 우의 신간 '성공의 색깔(The Color of Success)'은 아시안 미국인이 다른 소수민족보다 성공하고 있는 이유를 정치,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이 책에서 엘런은 브라운대 경제학자 나다니엘 힐거 교수의 연구결과를 많이 인용했다. 힐거 교수는 20세기 초에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한 백인, 흑인, 그리고 아시안을 대상으로 약 50년 동안 인구통계조사를 바탕으로 이들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를 했다.

힐거 교수가 내린 결론은 아시안의 성공 이유가 교육이 아니라 미국사회의 아시안에 대한 인종적 관대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1800년대 중국 노동자 수입

아시안은 1800년대에 미국에 처음 이민왔다. 철도 공사를 할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노동자들을 수입했다. 처음 보는 아시안에 백인들의 눈길이 좋을리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위협감을 느꼈고, 1871년 캘리포니아에서 중국인 대학살이 벌어졌다.

아시안 차별도 법제화됐다. 1882년 연방의회는 중국인배척법을 통과시키며 중국 노동력 수입을 금지했다. 1924년까지는 아예 아시아 대륙의 이민자를 받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 묶여있던 중국인들은 자신들만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 살았다. 이들의 자녀들은 격리된 학교를 다니면서 제한된 교육을 받았다. 백인사회가 고용을 꺼려하자 중국인을 필두로 아시안 이민자들은 자영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힐거 교수에 따르면 중국 커뮤니티에 매춘 행위도 범람했다. 이때 아시안 이미지는 이질적이면서 퇴폐적이었다.

▶1960년대부터 시선 달라져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이 일본을 부강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벌어지면서 아시안에 대한 시선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성공의 색깔'에 따르면 기득권이 냉전시대 동맹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시안 미국인들을 활용하면서 이들을 차별의 그늘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게 국제무대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아시안도 포용하는 미국이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과시해 자유시대의 리더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1960년대 들어 주류언론도 아시안에 힘을 줬다. 중국인과 한국인 등 아시안이 근면성실하고 교육열이 높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겸손하고 불평이 적고 복종심이 강한 인종이라는 것도 백인사회에 어필했다.

특히, 1940년~70년에 아시안의 가구당 중간소득은 흑인을 넘어 백인을 추격하기에 이르렀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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