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해군 합동, 불법조업 어선 나포 중 기관총 조준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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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국어선을 향한 해경의 조준 사격은 불법 조업 어선을 나포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해 압송하던 해경을 제지하기 위해 30여척의 중국어선들이 선체 충돌을 시도하면서 저항했고, 이를 제지하기 위해 M60 기관총을 사용한 경고 사격과 조준 사격이 진행됐다.

해경은 이날 오후 5시 6분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91.8㎞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2척을 나포했다. 이들 어선은 우리 서해 EEZ 5.5㎞를 침범해 조업하고 있었다.
해경의 고속단정 6척이 나포한 중국어선을 압송하기 시작하자 주변에 있던 중국어선 30여척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중국어선들은 고속단정 뿐 아니라 인근에 있던 해경 기동전단 함정 5척의 앞을 가로막는 등 진로를 방해했다.

몰려든 어선을 제지하기 위해  해경 경비함은 '물러나지 않으면 공용화기로 사격을 하겠다'고 경고하는 통신과 방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일부 어선은 3000t급 경비함정으로 다가와 선체 충돌을 시도하려고 했다. 해경 경비함 4척이 M60 기관총을 발사했다. 처음엔 바다와 허공에 쏘는 경고사격이었다.

그런데도 중국어선들이 달아나질 않자 해경은 선체를 향해 조준 사격했다. 경고·조준 사격은 오후 6시 44분부터 7시 36분까지 이어졌다.  해경은 M60기관총으로 총 600~700발 정도를 발포했다고 밝혔다.

조준 사격이 시작된 뒤에야 중국어선들은 중국 해역쪽으로 달아났다. 해경에 따르면 당시 상황을 보고 받은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필요하면 조준사격을 해도 좋다"고 지시했다. 해경 관계자는 "야간 상황이고, 중국어선들이 달아나 피해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해경 대원의 피해는 없다.

나포된 중국어선은 인천 부두로 압송하고 있다. 단속 중 부상 당한 해경 대원은 없다. 정부는 지난달 서해상에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을 중국어선이 들이받아 침몰시킨 사건이 발생하자. 공용화기를 사용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해경은 소총·권총 등 해경대원이 소지한 개인화기만을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해경은 정부 대책의 후속조치로 공용화기 사용을 위한 세부 매뉴얼을 마련 중이다.

천인성 기자, 인천=최모란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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