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가 지면 법적 소송” 또 선거 불복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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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후보 3차 TV토론에서 선거 불복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다음 날에도 선거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바마 “민주주의 훼손, 이적 행위”
CNN “클린턴, 선거인단 307명 확보”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델라웨어 유세에서 “나의 유권자와 지지자들 그리고 모든 미국인에게 위대하고 역사적인 대선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점을 공언하고 싶다. 만약 내가 이긴다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확실한 선거 결과만 수용할 것”이라며 “만약 결과가 의심스럽다고 느껴지면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내게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전날 TV토론에서도 “(선거 결과 승복에 대해) 그때 가서 말하겠다” “(끝까지 힐러리) 클린턴의 애를 태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정치계와 언론은 “트럼프가 (대선 승복의) 전통을 깼다” “그가 미국 민주주의 자체를 모욕했다”고 성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칼리지’에서 열린 클린턴 지원 유세에서 “트럼프가 자신이 승리하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선거제도의 합법성에 대해 사람들의 마음에 의심의 씨앗을 뿌리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자 적들을 위해 그들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라며 “어떤 시빗거리나 의심도 남지 않게 클린턴이 대승을 거둘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의 태도는 미 대선 역사상 전례 없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끔찍한 것이지만 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패자가 승복하지 않아도 선거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19일 CNN에 따르면 클린턴은 현재 538명의 선거인단 중 최대 307명을 확보해 승리 요건인 270명 이상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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