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못해 가족볼 면목없다〃여대졸업생 분신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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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6일상오 11시쯤 서울 청량리1동61의482 유경종씨(57·교사)집 마당에서 올봄대학을 졸업한 유씨의 둘째딸 난영양(23)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것을 비관, 온몸에 석유를 붓고 분신자살했다.
유양의 어머니 이원덕씨(53)에 따르면 부엌에서 설겆이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유양이 마당에서 온몸에 석유를 붓고 성냥으로 불을 붙인뒤 미리 준비한 면도칼로 자신의 목을 찔러 병원으로 옮겼으나 6시간만에 숨겼다는 것.
숨진 유양은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
유양은 지난2월 D여대 산업미술학과를 졸업한뒤 취직을 하려했으나 교직과정을 이수하지않아 교사자리를 구할수 없는데다 학교성적마저 좋지않아(4·5점 만점에 2·5점) 기업체 공개시험에서 번번이 떨어져 비관해왔다는것.
유양이 다닌 D여대산업미술학과 조교있던 오모양(24)에 따르면 『유양은 자기 동창들이 교수및 친지들의 소개로 대부분 디자인실등에 취업을 했으나 유양은 성격이 내성적인데다 매사에 소극적이어서 일자리를 쉽게 구할수없는것을 비판해 왔다』 는것.
유양은 국교교사인 유씨의3남2녀중 2녀로 남매중 유일히게 대학을 졸업했으나 취업을 하지못하자 평소 가족들에게 『부모 형제 보기에 미안하다. 죽어버리는게 마음이편하겠다』고 말해왔다는것.
유양집은 교사인 아버지의 수입으로 중류이하의 생활을 해왔으며 언니(28)는 출가했고 남동냉 1명은 군복무중이며 2명이 재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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