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난민 돕지 않는 크리스찬은 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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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난민을 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톨릭헤럴드와 브라이바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온 루터교 교인과 성직자 1000명을 만난 자리에서 “난민, 혹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 배고프고 목마른 사람을 쫓아버리면서 스스로를 크리스찬(기독교도)으로 부르는 것은 위선”이라며 “위선은 예수께서 가장 비난했던 죄”라고 말했다.

또 “기독교를 수호하려는 사람이 난민과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크리스찬처럼 살지 않으면서 크리스찬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독일 루터교 성직자들과 신자들은 이날 내년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범 기독교적으로 치러지는 통합 행사 준비를 위해 교황청을 찾았다.

교황은 이날 오전 발표한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메시지에서는 어린이 난민을 언급했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어린이 난민의 존엄성을 지키고 부모와 어린이의 필요한 것을 들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부모 없이 전쟁과 가난에서 탈출한 어린이 난민의 강제 송환을 비난했다.

또 어린이 난민이 종종 매춘, 음란물, 노예 노동에 이용되고 있으며 고향으로 돌아갈 돈이 없어 오래 동안 감금되거나 여러 형태의 학대와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올해 초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을 방문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숨진 이주민을 위해 기도했다.

미국은 불법 이민자 수가 증가하자 2014년 멕시코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후 멕시코는 중남미 국가 출신 난민 중에서도 특히 부모 없는 어린이를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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